“패소판결이 나를 일으켜 세워”

“패소판결이 나를 일으켜 세워”

김은정 기자
2008.03.13 12:31

[프로의세계]WEF 선정 ‘차세대 지도자’, 김진 민변 사무차장

"제가 그런 상을 받을만한 사람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11일 발표한 2008년 '차세대 지도자(Young Global Leader)' 중 한 사람으로 선정한 김진 변호사. 그는 65개국 정부, 기업, 민간단체 등에 종사하는 40세 이하 후보 5000명 중에서 최종 선정된 245명에 포함됐다.

현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에서 사무차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 변호사는 "여권 신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 한 명일 뿐인 제가 선정돼 민망하다"며 "함께 선정된 하인스 워드를 만날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저를 가장 가슴 아프게 했던 일이 여기까지 저를 이끌어준 것 같습니다."

1999년 발생했던 농협 사내 직원부부 해고 사건을 회상하며 김 변호사는 이같이 말했다. 당시 농협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사내 직원 부부 중 아내에게만 집중적으로 퇴직을 강요했다. 해고자들과 여성단체가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국 대법원 패소판결을 받았다.

"2003년까지 이어진 이 사건에서 패소판결을 받고 변호사로서 자신감은 잃었지만, 돌이켜보면 그 사건을 계기로 여권신장에 필요한 논리를 제 스스로 정립시킬 수 있던 것 같습니다."

김 변호사는 노동과 인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법무법인 '시민'에서 첫 발을 내딛었다. "전 중고등학교 땐 정말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다 법대에 입학한 뒤부터 자연스럽게 여성 노동 등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김 변호사는 "사회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인권문제로까지 연결 된다"고 강조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여성 노동 문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경제적 지위나 소득 고하에 상관없이 여성의 권리는 상당 부분 무시되고 있었지요."

여성의 권리가 향상돼야 가정과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김 변호사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은 아직까지도 왜곡의 대상"이라며 "사회 전반에 만연된 차별이 자연스러운 상태가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신을 한 여성 노동자들이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 김 변호사는 "정리해고 단계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여성을 우선적으로 해고하는 일이 아직도 빈번하다"며 "출산 휴가와 같이 기본적인 요구조차 무시되는 상황이 통탄스럽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변호사는 끝으로 "여성들의 권리가 우리나라에 자리 잡을 때까지 계속 활동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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