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터뷰] 이케이맨파워 김동규 대표
이력서를 거꾸로 써보라고 권하는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아웃소싱업체 이케이맨파워의 김동규(50ㆍ사진) 대표 얘기다. 미래의 한 시점을 잡아 역순으로 이력을 기술하면 가야할 방향과 해야 할 일들이 분명해진다고 그는 강조한다.
20여년 전 중국과 러시아 등을 무대로 발로 뛰며 이룩한 성과로 매출 600억원에 달하는 중소기업을 일군 김 대표는 지금도 미래 이력서를 쓰고 있다고 했다. 불황에 어깨가 쳐진 청년들에게 해줄 말이 많다는 그를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만났다.

◇세상은 꿈을 실현시키는 무대
김 대표가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말. 한양대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과정을 마칠 무렵, 문호를 개방하기 시작한 공산권 국가의 발전 가능성을 내다보고 무역업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홍콩을 통해 중국에서 감초 등 한약재 원료나 녹용 등을 들여왔다.
한중 국교 수립 이전이었던 당시에는 수입상간의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큰 차익을 남길 수 있었다. 특히 판매상을 직접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사람을 고용해 합당한 가격에 물건을 맞춰 오도록 하는 영업방식이 주효했다.
중국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자 러시아로 눈길을 돌렸다. 싱가포르를 통해 약재를 수입했다. 그러다 무분별한 어획으로 90년대 후반에 이르면 동해에서 대구와 동태가 나지 않을 것이란 신문기사를 보고 미국으로 달려갔다. 미국 업체와 독점 계약을 맺고 명란알을 수입하기로 한 것.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내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도록 하기 위해 산지인 알래스카 알루샨 열도까지 직접 찾아갔다. 부정기로 운항하는 수륙양용기를 타고 들어가다보니 위험천만한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일본인들도 안전 문제로 들어가 사업하기를 꺼리는 곳이었다. 세계를 무대로 한 무역업에서 그는 거칠 것이 없었다.
그는 이처럼 역경 속에서 초기 수년간의 무역사업으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수익을 밑천 삼아 인력파견과 콜센터 아웃소싱을 주사업으로 하는 이케이맨파워를 설립했다.
이후 정보기술(IT) 사업과 접목을 시도하다 휴대폰 솔루션 개발업체인 클루엠을 설립했다. 클루엠은 별도 IC칩 없이 휴대폰으로 멤버십 카드 등의 포인트를 결제하는 일회용 바코드 무선결제시스템(OTB)에 관한 특허를 가지고 있다.
◇"이력서를 거꾸로 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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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미국과 무역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미국을 다니면서 인력사업이란 새로운 분야를 알게 됐을 뿐 아니라, '신뢰'라는 비즈니스의 기초를 익혔다고.
"처음 거래할 때는 '물건 떠났으니 돈 보내라'는 식이었죠. 그런데 이게 점점 늦춰지더니 나중에는 부산에 물건이 도착했는데도 크레디트를 3개월을 주더군요. 신뢰가 쌓인 것이었죠. 신뢰만 쌓인다면 작은 회사도 발로 뛰어 얼마든지 크게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젊은 시절 오지도 마다 않고 누볐던 그는 유독 젊은 세대에 대해 할 말이 많다고 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고 하잖아요. 한국 사람의 두뇌와 근면성은 어디에서도 뒤지지 않아요. 요즘 젊은 사람들이 유학을 많이 떠나는데 그것보다는 진짜 삶은 찾아서 나가봤으면 합니다. 부딪히며 얻는 것들이 더 많습니다."
설명은 이어졌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무조건 대기업만을 선호합니다. 복리후생 좋고, 자기 시간 많고 연봉 높은 회사만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잖아요. 하지만 그런 최고의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모든 회사가 그렇게 대접하다간 대부분의 회사는 망할 것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부모와 정부에 의존하지 말고 보다 넓은 시각으로 일자리를 직접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미래를 자신과 회사가 함께 개척해 나아갈 수 있는 그런 직장이 최고의 일자리인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력서를 거꾸로 써보라고 말했다. "공무원이라면 차관은 몇 살, 국장은 몇 살, 이런 식으로 기술해보는 거예요. 기업 CEO가 꿈이라도 마찬가지에요. 거꾸로 써보면 지금 위치에서 뭘 해야할지 답이 나옵니다. 미래의 계획을 써보고 실천하려 노력한다면 성공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봉사가 나의 꿈"
김 대표는 장애인 고용에 적극적이다.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들에게 관심을 두게 됐다. 현재는 장애인을 위한 포털사이트를 구축하고 있다. 2005년에는 장애인 고용촉진공단에서 장애인고용우수사업주로 이케이맨파워가 선정되기도 했다. 남양주에서 초중고를 다녔다는 그는 앞으로는 지역사회에서 봉사하는 꿈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일이급 장애인 30명 정도가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은 매 순간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들은 정상인 보다 더 열정적으로 맡은 직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며 일자리 제공이라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