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사람이 좋아야 합니다"

"CEO는 사람이 좋아야 합니다"

최종일 기자
2009.03.05 13:39

[CEO가 말하는 정상의법칙]강인구 극동전선·넥상스코리아 사장

'강유겸전(剛柔兼全)'의 기업인. 굳세고 부드러운 성품을 아울러 갖추고 있다는 이 말만큼 강인구(52ㆍ사진) 극동전선ㆍ넥상스코리아 사장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말도 없을 것이다.

"CEO는 사람이 좋아야 한다"고 웃는 그에게선 이웃집 아저씨 같은 푸근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판단이 섰을 때는 무서운 추진력을 발휘한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기반이 튼튼한 회사에 위기는 기회"라고 역설하는 그를 강남 삼성동 서울사무소에서 만났다.

강 사장은 2006년부터 넥상스코리아와 극동전선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넥상스코리아의 모태는 대성전선으로, 세계 최대 전선업체인 프랑스 넥상스가 2001년 인수했다. 이어 2003년 극동전선이 넥상스에 인수됨에 따라 두 회사는 계열사가 됐다. 극동전선은 선박과 해양구조물용 케이블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다.

◇"합병으로 시너지 극대화"

강 사장에게 업황을 물었다. "큰 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수요가 줄고 있습니다. 또 중소 조선사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과거 대형 조선사에 설비를 한 달 일찍 해주면 인센티브를 주곤 했는데, 이제는 납기를 맞춰달라고 요청할 정도입니다. 그 정도로 경기가 위축돼 있습니다."

외적 환경이 나빠지면서 CEO로서 압박도 크지 않을까. 그는 "기반이 튼튼한 회사에는 위기가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넥상스와의 합병 후 글로벌 수준으로 체질 개선 작업을 꾸준히 펼쳐왔기 때문에 외풍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넥상스는 전 세계 30개국에 80여 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프랑스 리용 연구소를 비롯해 전 세계에 8개의 제품 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이들 공장에서 효과적인 공정 방식이 개발되면 전 세계로 전파되는데, 지난 2년간 국내 공장의 납품시간과 생산 리드타임을 대폭 줄였습니다. 클레임률 역시 절반 이상 감소했습니다."

실제로 극동전선은 매출액이 2006년 1639억원에서 이듬해 1997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250억원을 기록했다. 넥상스코리아 역시 같은 해 1908억원, 1999억원, 2200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수익성은 환율상승, 원자재가 급변 등으로 최근 다소 주춤한 상태다.

◇"인간 중심의 경영 원칙 지켜야"

그는 임금삭감, 복지혜택 축소, 인원감축 등 기업들의 최근 벌이고 있는 경제위기 타개책에 대해서 고개를 가로 저었다. "바닷물이 아무리 많아도 배안에 들어오지 않는 한 배는 침몰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다.

"직원들 월급 깎고 사람 수 줄이는 것은 맨 나중에 생각하는 겁니다. 생산성을 높이면 그만큼 비용이 절감됩니다. 줄여서 얻는 비용이 10억원이라면, 10억원을 투자한다고 생각하고, 100억원을 벌어오게 해야 합니다. 중요한 점은 사람을 다치게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강 사장의 리더십 유형이 엿보였다. "구성원들이 정말로 마음 깊은 곳에서 자발적으로 일하고 싶도록 하는 것이 리더십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때로는 끌고 갈 수도, 밀어줄 수도 아니면 놔둘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각자의 위치에서 100%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종업원 고객 주주에게 기여하고 싶어"

임원은 임원대로 직원은 직원대로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이 강 사장의 지론이다. "과장급까지는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돼야 합니다. 자신은 맡은 분야에서는 누가 무엇을 물어도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차장은 일안, 이안, 삼안 등 대안을 가져야 합니다. 보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임원은 여기에다 미래를 예측하거나 과거를 돌아볼 수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CEO의 역할은 어떨까. "사장은 힘이 있습니다. 자신이 다 잘한다고 하면 직원들 기만 꺾어 놓습니다. 실수를 저지르는 직원들에게는 질책보다는 사랑을 보여줘야 합니다. 직원들에게는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중간관리자급에게는 대안을 만들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조직이 강해집니다. 그래서 사장은 사람이 좋아야 합니다."

그는 "종업원, 고객, 주주에게 최대의 만족을 주고 싶고 싶은 것"이 CEO로서 꿈이라고 했다. "종업원들은 안전한 환경에서 복지 혜택을 받아야 합니다. 품질과 납기는 고객을 위한 겁니다. 어렵다고 차질이 빚어져선 안됩니다. 주주들에게는 이익과 성장을 보여줘야 합니다. 한군데 더 꼽자면 지역사회에 기여해야 합니다. 이들에게 기여했다는 소리를 듣는 게 향후 저의 바람입니다. "

■ 강인구 사장은 1956년 대전 출생으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두산그룹 OB맥주, 네슬레 코리아, 하인즈 코리아 등에서 재무를 담당했다. 2003년 재무담당 임원(CFO)로 극동전선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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