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명이 낮게 드리운 침실에서 한 여성이 옷을 벗는다. 여성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남자와 매혹적인 정사를 나눈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던 카메라가 남자의 얼굴에 고정된다. 그런데, 그 얼굴이 놀랍게도 '히틀러'다. 이윽고 나타나는 자막은 '에이즈는 대량학살범, 당신을 보호하세요.'
독일 광고업체가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앞두고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홍보 캠페인 영상이 에이즈를 '히틀러, 후세인, 스탈린과 같은 대량학살범과의 성관계'에 빗대 논란을 빚고 있다.
이를 제작한 독일 함부르크의 로겐보겐사는 "에이즈는 대량학살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의도라고 밝혔다.
이에 유럽 에이즈 환자를 위한 구호재단 등은 "에이즈 감염 환자들에게 씻지 못할 오명을 씌우는 처사"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콘돔 사용이나 에이즈 예방책에 대한 내용이 전무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대한에이즈예방협회에 따르면 실제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되는 경로는 콘돔을 사용하지 않은 감염자와의 성관계, 감염자가 사용한 주사기 혹은 주사바늘의 사용, 감염자의 혈액 수혈, 감염된 산모의 수유, 의료 사고 등 다양하다.
때문에 이 캠페인 영상이 에이즈 감염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 왜곡된 이미지를 조장하는 역효과를 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 캠페인은 TV·스크린·라디오 광고, 뮤직비디오, 포스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돼 2009 세계 에이즈의 날(12월 1일)에 맞춰 유럽 전역에 노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