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임원 연루 여부 등 수사 확대
2007년 증권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루보사건'과 유사한 100억원대의 대규모 주가조작 범죄가 검찰에 또 적발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석우)는 허수매수 주문 등의 수법으로 태양광에너지 전문개발업체인 ㈜지디코프(GDCorp·옛 네오쏠라) 주가를 끌어올려 100여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수십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증권거래법 위반 등)로 컨설팅 전문업체인 E사 대표 이모(75)씨를 지난달 29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08년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증권가에서 이른바 '작전세력'으로 알려진 전모(68)씨 등과 공모해 사채시장에서 마련한 100여억원의 자금과 차명계좌 25개를 동원, 500여 차례에 걸쳐 고가매수 및 허수매수 주문하는 수법으로 당시 코스닥 등록업체였던 지디코프 주가를 배 이상 끌어올려 100여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혐의다.
이씨는 또 이 업체 전직 대표인 유모씨와 짜고 회삿돈 33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유씨는 횡령 사실이 드러나 앞서 검찰에 구속됐다.
검찰조사 결과, 이씨 등은 이 업체 유상증자 과정 등에서 고수익을 미끼로 사채업자들을 끌어들인 뒤 무일푼으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일반 투자자의 거래를 유인하기 위해 고가매수 및 허수매수 주문은 물론 거래가 활발한 것처럼 위장하고자 다른 작전세력들과 짜고 주식을 서로 사고팔아 주가를 끌어올리는 '통정거래' 수법도 동원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주가조작에 관여한 업체 임직원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수사가 시작된 직후 잠적한 전씨를 쫓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이들의 범행으로 개미투자자들이 입은 정확한 피해규모를 파악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루보사건'과 흡사한 범죄로 이씨 등은 1주일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주가를 높여 거액의 시세차익을 챙겼고 결국 개미 투자자들만 피해를 입었다"며 "일부 전직 임원들이 추가 연루된 정황이 있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보사건'은 제이유그룹의 전직 부회장인 김모씨 형제 등이 2006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코스닥에 등록된 자동차 부품업체 '루보'를 대상으로 1500억원대 자금과 700여개 차명계좌를 동원해 조직적으로 주가를 조작해 119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건이다.
한편 지디코프는 지난해 6월 잦은 경영진 교체와 자구이행 부진 등의 사유로 상장 폐지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