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톤 와일더(작가), 에리카 모리니(바이올리니스트), 루빈스타인(피아니스트), 스트라빈스키(작곡가), 피아티고르스키(첼리스트), 슈바이처(의사)….
명사 200여명이 1949년 7월 아스펜을 찾았다. 이들은 목초지에 텐트를 치고 음악회를 열고 강연을 하고 계곡을 산책했다. 명사들과 함께 2000여명 청중을 아스펜으로 불러모은 주인공은 월터 패프케. 시카고에서 '아메리칸 컨테이너' 회사를 경영하던 기업가다.
시카고대학 재단이사로 있던 패프케가, 시카고대 총장 로버트 허친스로부터 괴테 200주년 행사를 제안받고 그가 아트 타운(Art Town)의 꿈을 키우던 아스펜을 그 장소로 택한 것.
패프케가 사비를 들여 초청한 패프케의 손님들은 아스펜에서 2주동안 인간다운 삶을 주제로 토론하고 음악회를 열고 래프팅과 하이킹을 즐겼다. 이 괴테 200주년 행사가 아스펜음악제로 성장해 반세기를 넘겼다.
해마다 여름철 이맘때, 아스펜음악제의 250개 이벤트에 10만명 인파가 50년전 패프케의 손님들처럼 찾아든다. '캐슬 크릭' 계곡에 자리한 음악학교에선 40개국 1000여명 음악도가 명연주자들로부터 배운다.
'아스펜 브랜드'는 음악제 말고 또 있다. 인간학·정책 연구소로 유명한 아스펜 재단이다. 아스펜재단이 메릴랜드주 퀸즈타운 와이 강변에 개관한 '와이 콘퍼런스홀'에선 클린턴, 네타냐후, 아라파트가 1998년 중동평화회담(와이협정)을 가졌다.
이 아스펜재단 역시 월터 패프케가 괴테 200주년 행사 이듬해 100만달러를 기부해 만들었다. '아스펜 물리학센터', '아스펜 환경연구센터'를 거느리고 '아스펜 작가회의', '아스펜 디자인회의', '아스펜 댄스회의'를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
산골마을 폐광촌 아스펜이 일류 '브랜드 시티(Brand City)'가 된 비밀…. 그것은 문화예술과 지성의 힘을 믿고 후원을 실천한 기업가의 꿈과 의지다.
오늘날 아스펜음악제의 메인홀(해리스홀)을 건립해 기부한 해리스씨 부부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기부자와 독지가들이 미국, 유럽, 일본의 문화예술계를 살찌우는 자양임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독자들의 PICK!
내가 홍보대사로 있는 성남아트센터에도 후원회가 있다. 성남아트센터가 세계유수 복합문화공간과 어깨를 겨루며 성장하게 돕는 모임이다.
후원회 법인회원(은하수회원)인 IT기업 유엔젤(주)가 제작비를 지원하고 성남아트센터 후원회가 주최하는 기부음악회가 9월26일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입장권 판매수입을 전액 성남아트센터 후원금으로 전달하는 자선음악회다.
후원회가 그동안 적립한 후원금을 포함해서 향후 일정액을 달성, 이를 성남아트센터에 기부하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도 이날 음악회 무대서 교환한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국이 '세계 베스트 국가' 15위에 올랐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100개 국가를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라고 한다.
장마철 구름장 사이로 비치는 햇살처럼 기분 좋은 뉴스다. 눅눅했던 기분이 쨍하고 맑아진다. 우리나라가 기부와 후원의 문화가 살아숨쉬는, 명실상부한 1등 국가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