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그룹의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김홍일)가 이 그룹의 정관계 로비 리스트를 사실상 확보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1일 서울 장교동에 있는 C&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임병석(49·구속 수감) 회장이 임직원들로부터 받은 '일일 보고서' 형식의 문건을 확보했다.
이 문건에는 임직원들이 언제 누구를 만났는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 상세히 기록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부 임직원들이 작성한 보고서의 경우 정관계를 비롯한 금융계 인사들과 접촉한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보고서가 로비의 기초자료로 활용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이 문건을 분석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임 회장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집중 추궁했다. 하지만 임 회장은 횡령과 배임 혐의 일체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임 회장이 경영난을 겪던 2007년 11월 그룹 내에 구조조정본부를 구성한 사실을 확인했다. 구조본에는 우리은행 출신 인사들을 비롯해 임 회장의 핵심 측근들이 대거 기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임 회장이 구조본을 로비 창구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구조본의 정확한 성격과 구체적인 활동 내역을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 무렵 C&그룹이 자금난 타개를 위해 우리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으로터 대출받는 과정에서 정관계의 외압이나 비호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히 검찰은 2007년 9월 우리은행이 C&그룹에 720억여원을 대출해주는 과정에서 담보액 한도 이상으로 초과 대출했다는 감사원 감사 보고서를 확인하고 정확한 대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때가 박해춘씨와 동생 박택춘씨가 각각 우리은행장과 C&중공업 사장에 재직하고 있던 시기라는 데 주목하고 이들이 불법 대출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소환 시기를 조율 중이다.
아울러 검찰은 C&그룹이 계열사 자금을 중국 현지 법인으로 빼돌리고 C&라인의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해외 법인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잡고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