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첫 민영교도소 성공하려면

[기자수첩]첫 민영교도소 성공하려면

배혜림 기자
2010.12.08 09:14

"격리가 아닌 영혼 치유가 목적인만큼 모든 감방에 햇빛이 들도록 설계했습니다."

국내 최초의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가 지난 1일 경기도 여주에 문을 열었다. 개신교계가 설립을 추진한 지 15년만이다. 민영교도소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제형 범죄의 증가로 교도소가 급격히 과밀화하면서 인권침해를 해소하기 위해 논의되기 시작했다.

기독교단체인 '아가페'가 운영하는 소망교도소는 첫 민영교도소인만큼 수용자들의 사회복귀를 돕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자원봉사단과 수용자를 1대1로 연계시키는 맞춤형 교화프로그램이 실시된다.

'아버지학교'를 운영해 가족관계에서의 역할 의식도 높인다. 가족에 대한 신념과 책임 의식이 궁극적으로 범죄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을 반영한 점이 돋보인다. 철창은 설치돼 있지만 햇빛이 잘 드는 내부, 문 달린 화장실과 샤워실 등 인권보호에도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소망교도소는 민간위탁을 통해 수용자 관리보다는 개별 처우에 집중하는 교도행정으로 출소 후 재범률을 5%이내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동안 제기된 종교편향 우려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소망교도소에는 새벽기도와 각종 성경공부, 영상 신앙교육, 경배와 찬양 등의 교화 프로그램이 있다.

민영교도소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에는 '수용자에게 특정종교 또는 사상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지만, 아가페 재단 정관에는 '기독교 복음에 입각한 교도소를 설치·운영한다'고 규정돼 있다.

운영주체가 교정이 아닌 선교에 무게를 둔다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처우에도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 기독교 교도소가 정부예산으로 선교활동을 하는 공간으로 이용될 우려도 있다.

또 아가페가 양질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신자들의 기부를 이끌어내는 수밖에 없다. 신앙적 강제를 통해 선교의 성과물을 내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소망교도소 측은 "단순히 교인 한 사람 늘리겠다는 목표로 시작한 사업이 아니다"라며 "기독교 교리를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영교도소 성패의 첫 시험대가 될 소망교도소. 처음 다짐처럼 사심(私心) 없이 수용자의 영혼 치유와 인권 보호에 힘써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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