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2일 KBS 1TV에서 생중계된 ‘희망음악회’에서 조영남이 ‘서시’를 불러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공연은 일본 대지진 피해자 성금모금 및 일본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자는 취지로 방영됐다. 조영남의 ‘서시’는 일제말기 대표적인 저항 시인 윤동주의 ‘서시’를 개사해 조영남이 직접 곡을 붙인 번안곡이라 문제가 된다.
조영남은 앞서 MBC 토크쇼 ‘놀러와’에서 ‘서시’를 원작과 다른 가사로 불렀다가 가수 윤형주의 지적에 망신을 당한 바 있다. 윤형주는 윤동주 시인의 육촌 동생으로 “나도 윤동주의 시를 가사로 노래를 만들려고 했지만, 고인의 유해를 갖고 돌아온 (우리)아버지가 ‘원작을 훼손하지 마라’고 했다”고 이날 고백했다.
그런데 일본을 돕는 자선 공연에서 또다시 ‘서시’를 불러 누리꾼들의 빈축을 산 것이다. 누리꾼들은 “일본 형무소에서 해방 6개월 전 생을 마감한 윤동주 시인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방송 뒤 KBS 시청자게시판은 해당 프로그램과 조영남의 선곡을 힐책하는 여론으로 들썩였다. 시청자들은 “희망음악회 PD 와 조영남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 “조영남은 타 방송에서 망신당했으면서 그런 자리에서 또 ‘서시’를 불렀나? 정신이 나갔다”고 비난했다.
시청자 김모씨는 “독립운동하다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이 방송을 보셨다면 지하에서 피눈물을 흘리실 것”이라며 “일본 공영방송도 아니고 다른 재난 때는 나 몰라라 했던 KBS가 이럴 수 있느냐”고 말했다.
2009년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윤동주, 그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편에서 윤동주가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생체실험을 당하다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제기한 바 있어 파문의 정도가 더욱 크다.
한편 ‘희망음악회’는 조영남, 패티김, 이미자의 합동공연과 동시에 아이돌 가수 FT아일랜드, 씨엔블루, 비스트, 포미닛, 유키스 등이 75분 동안 직접 ARS 성금모금전화를 받으며 동참하는 모습을 방영했다.
아울러 이 행사에는 무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 대사가 출연해 한국에 메시지를 전하고, 세계 각국의 주한 외교 대사와 영사,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민주당 손학규 대표 등 정계 인사들이 객석에 앉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