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전북 김제 금구면 한 밭에서 발견된 110억원대의 돈이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벌어들인 자금으로 밝혀지며 인터넷 도박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중독예방치유센터 등에도 카지노, 경마보다 인터넷 도박에 대한 상담이 크게 증가했다.
상담자들의 사례에 따르면, 이들은 휴대전화, 이메일, 인터넷 쪽지 등으로 오는 스팸메시지 등을 보고 호기심에 도박 사이트를 처음 접하는 경우가 많다. 접근이 용이한데다가 무료 판돈을 준다는 꼬임에 넘어갔다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빚더미를 끌어안게 된다.
한 30대 상담자는 "스팸 메일 한 통을 받고 사설도박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몇 년 동안 수억원을 잃었다. 처음 재미를 붙인 뒤로는 헤어나지를 못하겠다"고 하소연했다.
처음에는 한 달 월급을 넣다가 대출을 받고, 급기야 사채까지 빌려 인터넷 도박에 열중했다는 그는 "부모님 도움을 받아 대출, 사채를 겨우 다 갚았지만 또 손을 댔다. 직장에서 도움 받고, 아내 명의로 담보대출도 받았다가 다 잃었다. 둘째가 태어났는데 이 와중에 지인들에게 거짓말해서 돈을 빌리는 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괴로워했다.
또 다른 상담자는 "돈만 있으면 매일 인터넷 머니를 사서 포커를 친다. 내가 생각해도 문제가 많은 것 같은 게 10만원치 도박을 하고 3만원치 따면 기분이 좋다"고 했다. "돈이 없으면 소지품까지 팔아서 자금을 마련한다. 하고나면 미칠 것 같지만 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상담센터 게시판에는 불법 스포츠 배팅사이트에 중독된 사람의 상담신청도 많다. 대부분 합법적인 스포츠토토를 즐기다 더 큰 돈을 따려는 욕심에 사설 '스포츠토토'로 눈을 돌린 경우다.
한 상담자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스포츠토토는 1주일에 2번 최고 10만원까지 배팅이 가능하고 자기가 선택한 경기에서 틀리면 3일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사설토토는 100만원까지 가능하고 실시간배팅도 가능하다"며 "하루에 1000만원을 딸 수도 있어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자신의 남편이 '토토중독'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얼마 전 전세 대출금을 갚으라고 준 돈을 남편이 스포츠토토로 탕진했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사설사이트에서 하는 것과 관련해 지방경찰서에서 통보도 받았는데 바보같이 별 것 아니라는 남편 말을 믿어버렸다. 결혼한 지 10년에 아이도 있는데 대출에, 집 돈까지 끌어다 도박을 할 사람인 줄은 몰랐다"며 충격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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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게임, 넷마블 등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게임 사이트에서 거액의 돈을 잃고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들이 도움을 구하는 사연도 많다. 해당 사이트가 직접 사이버머니를 환전을 해주지는 않지만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머니상(사이버머니를 전문적으로 사고파는 사람)'과 접촉, 거액의 사이버머니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34살 회사원이라는 한 네티즌은 "O게임 포커 제일 큰 방에서 놀면 현금으로 몇십만원에서 몇백만원 단위로 왔다갔다한다"며 "최근 한 달에 넣은 돈이 1300만원, 여태까지 어림잡아서 O게임에 넣은 것만 1억"이라고 털어놨다.
인터넷 포커에 중독돼 명문대를 자퇴했다는 31살 네티즌 역시 "도박 빚으로만 총 채무 2700만원, 사채도 200만원이나 썼다. 괜찮은 회사에 취직했지만 채무독촉 때문에 1년 만에 그만뒀다"고 했다.
그는 "죽고 싶어서 자살기도도 해봤는데 의지력이 약해서 다 실패했다. 친구도 다 잃고 가족, 친척들에게 노름꾼으로 낙인찍히고 도박 때문에 인생 망쳤다"며 “왜 이렇게 후회스러운 짓을 선택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