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되찾은 청계천 '차없는 거리'

[기자수첩]되찾은 청계천 '차없는 거리'

최윤아 기자
2011.06.08 07:00

청계천 '차없는 거리'가 제 이름을 찾았다. 그동안 불법 주차 차량으로 몸살을 앓았던 '차없는 거리'는 지난 현충일 연휴에 이름값을 했다.

연휴 기간 '차없는 거리'는 말 그대로 '차없는 거리'였다. 불법 주차에 눈살을 찌푸리던 시민들은 탁 트인 '찻길'을 보며 자유롭게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동안 갓길에 주차된 차량 때문에 행여 아이들이 다칠까 촉각을 곤두세우던 부모들도 아이들과 함께 거리를 오가면서 웃음 지었다.

현충일이던 지난 6일 청계광장에서는 관할 종로 구청 단속 요원들이 매서운 눈초리로 주차 단속에 여념이 없었다. 갓길에 무심코 차량을 세우던 한 시민은 주차요원이 다가오자 인근 사설 주차장으로 차량을 옮겼다.

뒷자리에 연인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주차를 시도하던 20대 남성도 주차요원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합법적인 주차장소'를 찾기 위해 다시 시동을 걸었다.

'청계천 차 없는 거리'는 서울시가 관광활성화의 일환으로 2005년 11월부터 시행했다. 청계2가 삼일교 부근에서 청계광장까지 880m에 이르는 도로를 토요일 오후2시부터 일요일 밤10시까지 통제하고 있다. 공휴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10시까지 12시간 통제된다.

하지만 어느새 '차 없는 거리'는 주차장으로 악용돼 휴일을 즐기기 위해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의 골치덩이가 됐다. 물론 차량이 달리지는 않지만 불법 주차된 차량이 많아 관광객들의 통행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 시민은 "시내버스까지 통제하는데 불법 주차장으로 악용되면 '차 있는 거리'와 다를 게 뭐있냐"며 "불법주차 차량이 보기에도 좋지 않고 주차 등을 위해 수시로 차를 움직이니 차도로 다니기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경찰관들도 불만을 터뜨리기 일쑤였다. 인근 파출소의 한 경찰관은 "주말이나 평일 저녁 '차 없는 거리'는 하나의 거대한 불법 주차장이 된다"며 "워낙 불법 주차된 차량들이 많아 112신고라도 떨어지면 지나가기가 아슬아슬 할 정도"라고 말했다.

본보의 지적(5월31일자 22면) 이후 관공서가 적극적인 단속에 나서 연휴기간 진정한 '차없는 거리'를 만든 일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단속을 맡은 관공서의 의지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주목된다. 지적이 있으면 '시늉'만 내는 단속이 아닌 '차없는 거리'의 이름에 걸맞은 계도가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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