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도약녀 "정신줄 놨구나 하더라구요"

청와대 도약녀 "정신줄 놨구나 하더라구요"

진상현 기자, 사진 이명근 기자
2011.07.29 15:10

[인터뷰]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 알리기 위해 도약 퍼포먼스한 하연정씨

"처음에는 사람들이 '휴가 가더니 정신 줄 놨구나' 하더라구요."

청와대 인턴사원으로 최근 페이스북에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재기발랄한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된 하연정씨(26). 29일 청와대 인근 한 커피숍에서 그녀를 만났다. 환한 미소가 인상적인 그녀에게 이벤트 후 주변 반응이 어떤지 물었다.

"반응이 생각보다 뜨거워 놀랐어요. 지방신문에서 크게 기사를 다루셔서, 부모님도 전화를 많이 받으셨어요. 유학 간 선후배들도 해외에서 연락이 오고. 청와대에서도 평소 얼굴만 알고 지내던 분들이 '도약녀 아니냐'고 격려해주셨어요."

↑청와대 도약녀로 화제가 된 청와대 행정 인턴 사원, 하연정씨.
↑청와대 도약녀로 화제가 된 청와대 행정 인턴 사원, 하연정씨.

파격적인 퍼포먼스에 깜짝 놀란 지인도 있었다고 한다. "한 선배는 '뭐하는 거냐, 시집 어떻게 갈 거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시집가서도 계속 찍을 거예요'라고 해줬어요."

청와대 홍보수석실에서 행정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하씨는 휴가를 맞아 지난 17일부터 닷새 동안 친구와 함께 전국 유명 휴가지를 돌았다. 강원도 속초, 강릉, 경북 영덕, 포항, 경주, 부산을 거쳐 전남 담양, 전북 새만금까지 방문한 휴가지마다 하늘 높이 도약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페이스 북에 올렸다.

이 사진들에 하 씨 스스로 붙인 이름은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 성공적 유치 기원 도약 프로젝트!'. 자신의 도약하는 모습처럼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그녀가 이런 이벤트를 벌인 것은 고향인 '대구 사랑'이 크게 작용했다. "제가 하는 일 중에 SNS에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같은 국가적 행사를 포스팅하는 것이 있어요. 그런데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에는 국민들의 관심이 쏠려 있는데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육상선수권대회는 사람들이 너무 모르더라구요. 그래서 실망도 하고 잘 돼야할 텐데 하는 걱정을 하고 있었죠."

"그러던 차에 휴가 때 전국 일주를 하기로 했는데, 그냥 여행하는 것보다 이벤트를 기획해보면 뜻 깊겠다 싶었고, 이참에 대구육상선수권대회를 알려보자 생각했죠."

하씨가 거창하게 생각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사진을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고, 주변사람들에게라도 대구 대회를 알릴 수 있겠다 싶었다. "배경 장소도 자꾸 바꾸면 사람들 관심을 더 끌 수 있겠다 싶어서 일단 속초에서 뛰고 나서, 계속 바꿔가면서 뛰었죠."

반응은 즉각 왔다. "첫 방문지인 속초로 가서 '도약 사진'을 하나 찍어 올리고, 모아서 한꺼번에 올려야겠다 싶어 내렸는데, 그 새 사진을 본 사람들이 '휴가가더니 정신 줄 놨구나' 하더라구요. 보통 여자들이 예쁜 모습만 사진에 담으려고 하는데 이상한 사진을 올리니 그랬던가 봐요. 하지만 반응은 뜨거웠어요."

보람 있는 일도 있었다. 하 씨는 "지난 27일 대구 출장길에서 조직위원회 분들을 만났는데 위원장님께서 '연정씨가 올린 사진을 보고, 대회 자원봉사자들을 모아서 다 같이 뛰는 사진을 찍었다'고 하더라고요"라고 전했다. 이 사진 역시 지역 신문에 보도될 정도로 하 씨의 이벤트는 화제가 됐다.

하 씨는 오는 12월이면 1년의 청와대 인턴 생활을 끝내게 된다. 평소 기획하고 이벤트 만들기를 좋아하는 만큼 이런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한다. 하 씨는 "공부를 계속할지, 취업을 할지 정하지 않았다. 인턴 생활이 끝날 때쯤 진로를 결정할 것 같다"고 했다.

그녀는 인터뷰 말미에도 대구육상선수권대회 성공에 대한 바람을 잊지 않았다. "본의 아니게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됐는데, 앞으로도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를 알리는데 도움이 되고 싶어요. 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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