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주 ‘유엔세계관광기구 총회’를 주목하자

[기고] 경주 ‘유엔세계관광기구 총회’를 주목하자

김철원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학장
2011.09.18 15:13

2011년은 한국관광에 새로운 기운을 북돋아 주는 해이다. 관광산업은 이제 사치산업도 아니고, 국가의 변방에 머무는 유치산업도 아니다. 국가의 경제적 성장 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기후변화, 환경보호, 빈곤퇴치, 평화 등 지구적 문제에 적극 간여하는 중요한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를 실감하게 하고, 관광산업이 세계 경제회복과 녹색성장에 이바지하는 역할 증대에 대한 논의와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제19차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총회가 오는 10월 8일부터 14일까지 경주에서 개최된다. 150개국이 넘는 회원국이 참가하는 이번 총회는 '지속가능한 관광', '녹색과 스마트 기술', '동반 성장' 라는 세 가지 주요 의제를 논의하는 장이 될 것이다.

이번 유엔세계관광기구 총회를 주목해야 할 이유는 최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정치, 경제, 환경 현상에서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최근 전 세계 각국 정부의 재정적자에 따른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와 이로 인한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성과 주식시장의 충격 등으로 자본주의의 위기 논쟁 등의 핫이슈들이 등장하면서 미국 하버드 대학의 포터 교수의 ‘공유된 가치’가 주목을 받고 있고, 전통적 자본주의 시스템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는 당위성이 제시되고 있다.

‘공유된 가치’라 함은 기업이 지역사회 공동체의 경제적·사회적 환경을 동시에 발전시킴으로서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정책과 경영방식이다. 기업들이 전통적인 경영방식인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경제적 편익과 사회적 이슈의 연결고리에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포터교수는 이 개념을 향후 연구를 통해서 정부와 비정부기구·비영리단체 및 시민사회에 확대하여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광복절 66주년 대통령 경축사에서 현 정부의 후반기 국정운영 핵심기조로 밝힌 새로운 우리사회의 발전모델로서의 ‘공생발전'과도 유사하며, 최근 뜨겁게 논쟁이 되고 있는 동방성장도 이런 맥락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오는 10월 경주에서 전 세계 관광장관들은 저개발국가의 경제성장을 관광산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로서 ‘전 세계의 동반성장’에 대한 논의를 핵심의제 중의 하나로 다룰 예정이다. 세계인의 한 구성원으로서 공유된 가치를 논하고 동반성장의 이정표를 제시할 경주 유엔세계관광기구 총회를 주목해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번째로 주목해야 이유는 환경변화에 따른 기후의 변동성이고, 관광분야의 역동적 역할이다. 지난 여름 내내 서울을 비롯한 한반도는 엄청난 폭우로 환경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바 있고,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관광분야가 지속가능한 발전과 기후변화와 같은 전 지구적 이슈의 핵심적인 참여자인 동시에, 대안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속가능한 관광은 관광산업 내에서 지속가능성을 바탕으로 한 친환경 개발을 도모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지속가능한 친환경개발과 기후변화시대의 대응방안에 대하여 전통적인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에서 눈에 띄는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한 채 의제 설정차원의 추상적인 논의가 이어져 왔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제19차 유엔세계관광기구 총회에서 ‘지속가능한 관광’ 이라는 개념이 핵심 의제 중 하나로 제안되었다는 사실은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실행계획을 관광분야 리더들로부터 찾고자하는 전세계시민사회의 요구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경주 유엔세계관광기구 총회를 주목해야할 다른 이유는 ‘기술 혁신’에 대한 뜨거운 논쟁에서 찾아볼 수 있다. 태블렛 PC와 스마트폰의 보급의 확산과 함께 관광산업에서도 이러한 디지털 기기의 활용을 통한 고도화된 서비스 인프라의 구축 및 정책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회원국 간의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방안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그러나 관광분야는 기술혁신만이 만사가 아니고, 아날로그적인 접근이 필요한 분야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만남이 조화를 이루는 디지로그 아름다움이 창조되어야 한다.

천년 고도 경주라는 한국의 고풍스러운 미를 상징하는 공간에서 세계 최고의 친환경 디지털 기술력을 구현하여 전통적 아름다움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장이 될 뿐 만 아니라 국제관광사회에 기술혁명의 모습을 확산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다.

관광은 샐러드 보울 (salad bowl)과 같이 개성을 가진 이종 분야를 담는 그릇으로 각 분야의 고유한 독창성은 유지하되, 하나의 틀 속에서 조화를 이루게 하는 본질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관광에 내재된 독창성으로 경제적·사회적 현안을 동시에 풀어갈 수 있는 지속가능하고 실행 가능한 해결방안이 모색되는 제19차 유엔세계관광기구 총회를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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