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은 지나친 경쟁 우려, 반면 주민들은 긍정적인 반응
유흥가 밀집지역으로 악명이 높았던 서울 장안동이 '카페의 거리'로 변하고 있다.
지하철 5호선 장한평역부터 바우하우스가 위치한 장안사거리까지 약 1km 구간은 그동안 안마시술소와 마사지로 유명했던 곳이다. 하지만 2008년부터 서울 동대문경찰서가 성매매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유흥업소가 사라진 대신 커피전문점들이 그 자리를 채워가고 있다.
이미 2년여 전부터 카페베네와 드 메인 커피 전문점이 자리 잡았고, 탐앤탐스는 지점이 두 곳이나 있다. 던킨도너츠처럼 커피 판매를 겸하거나 테이크아웃 커피를 판매하는 곳까지 합치면 20곳이 넘는 커피판매점이 줄을 잇고 있다.
카페 숫자가 늘어나는 점에 대해 동대문구청 관계자도 놀라는 분위기다. 이 관계자는 "장안동에 카페가 그렇게 많아졌는지 몰랐다"며 "동대문구 차원에서 카페 거리를 계획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장안동 거리에 올해 생긴 커피전문점만 4곳. 지난 4월 이디야커피가 문을 연 데 이어 커핀그루나루(6월), 투썸플레이스(7월)가 잇따라 들어섰다. 이번 달에도 투썸플레이스 길 바로 건너편에 이탈리아 풍 카페 예솔로네가 문을 열었다. 특히 예솔로네는 장안동이 1호점이다.
예솔로네 1호점으로 장안동을 선택한 최명교 그룹비주얼벅스 대표이사는 29일 "서울·경기중 어디에 1호점을 열 것인지 고민했고 홍대와 천호동, 장안동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며 "이중에서 장안동이 가장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안동에는 호텔이 위치해 외국인 유동인구도 많고 성매매로 악명이 높았던 과거에서 벗어나 최근 거리 자체가 점점 밝아지고 있어 우리 카페 분위기나 컨셉과도 어울린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경쟁업체가 계속 들어서는 것에 대해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곳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이미 웬만한 대학가나 도심에 비해서도 결코 적지 않은 수의 커피전문점이 들어서 있다"며 "여기서 커피전문점이 더 생기면 아무래도 찾아오는 손님 수가 줄어들지 않겠냐"고 걱정했다.
실제로 중소규모 카페 서너 곳이 문을 닫았고 바우하우스 1층에 먼저 입점했던 커피빈은 지난해 엔제리너스커피로 바뀌었다. 새로운 카페들이 늘어나자 카페베네는 지난달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재오픈했다.
특히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개인 사업자들이 운영하는 카페들의 타격이 크다. 한 눈에 봐도 브랜드 커피전문점에는 손님이 끊이질 않았던 반면 그렇지 않은 카페들의 경우 손님들이 한 명도 없거나 가끔씩 오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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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프랜차이즈커피를 자주 이용하는 민모씨(27)는 "커피 가격은 거의 비슷하지만 비프랜차이즈 카페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고 기타 시설도 프랜차이즈 카페에 비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부동산 중개업자들도 "최근 카페가 들어선 곳 부동산 가격을 보면 보통 132㎡(40평)규모라고 가정할 때 최소 보증금 1억원에 월 400만~500만원이 필요하다"며 "아무래도 개인 사업자에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반면 잇따른 카페 입점에 대해 주민들은 반가워 하는 눈치다. 20년 넘게 장안동에 거주한 손모씨(30·남)는 "카페들이 들어서면서 아무래도 음침했던 예전에 비해서 거리가 훨씬 밝아진 느낌"이라며 "거리 바로 옆에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있는데 보다 건전한 분위기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당 정자동 카페의 거리처럼 차라리 여기도 카페거리로 특화시켰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고등학생 아들을 둔 허모씨(47·여)도 "예전엔 학교와 주택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업소들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다니기 민망할 정도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다르게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