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엄마가 범죄를 저지르고 유치장에 구금되더라도 아기가 18개월 미만이라면 유치장에서도 돌볼 수 있도록 하는 '피의자 유치 및 호송 규칙 개정안'을 이달부터 적용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특별한 상황에만 제한적으로 유아를 데려올 수 있도록 했지만, 이제는 유아를 유치장 안에 데려와 엄마가 아기를 돌보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는 의미다.
임산부 유치인의 경우 호송시 수갑이나 포승도 원칙적으로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고령자와 장애인, 환자 등만 수갑 미착용 대상자였지만, 임산부를 추가키로 했다.
경찰도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을 실제로 보장하기 위해 개정안을 마련했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이번 개정 규칙 12조2항에서 △유아가 질병·부상, 그 밖의 사유로 유치장에서 생활하는 것이 특히 부적당한 때 △유치인이 질병·부상, 그 밖의 사유로 유아를 양육이 특히 부적당한 때 △유치장에 감염병이 유행하거나 그 밖의 사정으로 유아의 대동이 특히 부적당한 때의 3가지를 제외한 경우에는 범죄 혐의가 있는 엄마가 아기를 돌볼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뒤집어 보면 그동안 피의자 유치 및 호송 규칙이 얼마나 '경찰 중심'으로 운용돼 왔는 지 반증하고 있다.
이전에는 규칙에 친권이 있는 유아의 대동을 신청한 때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생후 18개월 이내의 유아에 대하여 경찰서장이 이를 허가할 수 있다고 제한했다. 일상 생활에서도 '상당한 이유'를 찾기 쉽지 않은만큼 사실상 '지은 죄'와 상관없이 엄마를 찾는 아기의 울음소리를 외면한 셈이다.
어쨌든 이번 경찰의 규칙 개정은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경찰이 '인권'에 눈을 떠 "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는 격언에 조금이나마 다가갔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전히 경찰서 유치장은 '여성인권의 사각지대'라는 지적도 많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민주당 김충조 의원이 최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112개소 유치장 중 여성유치인보호관이 지정된 곳은 43개소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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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 도가니를 계기로 약자에 대한 인권이 부각되고 있다. 경찰은 이번 규칙 개정을 보여주기 위한 '쇼'로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인권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며 '인권경찰'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