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달에도 500원 남짓 입금됐다. 벌써 10회째 원리금 상환이다."
급여계좌에 매달 500원을 송금해 주는 A씨를 만난 건 지난해 말이다. 머니투데이 입사시험에서 '5000원 값지게 쓰기'란 주제를 만났다. 회사에서 준 5000원을 들고 찾은 P2P금융(개인 연계 소액대출)사이트에서 우연히 A씨의 사연을 읽고 투자했다. 그녀는 당장 남편의 수술비가 부족한데 신용등급이 낮아서 돈을 융통할 곳이 없다고 했다. 150만원을 빌려주면 매달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 1년 안에 갚겠다고 약속했다.
90명이 넘는 사람들이 각각 5000원에서 20만원까지 돈을 빌려주겠다고 나서면서 A씨는 남편의 수술비 150만원을 마련했다. 30%에 가까운 연이율이었지만 파산면책자인 A씨가 이만한 이율로 무담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제도권 금융업체에는 없었다.
'금융 소외자'에게 온라인대출경매로 복수의 투자자들을 연결해주는 P2P금융업체 사이트에는 A씨와 비슷한 사연이 가득하다. 이용자의 80%가 신용등급 7등급 이하고 1/3이 의료비와 생활비를 융통하려고 이곳을 찾는다. 한 달에 200건 가까이 올라오는 사연 중 실제 대출에 성공하는 사람은 10% 미만이다. 나머지는 어디에서 수술비를 빌리고 학비를 융통할 수 있을까?
제도권에서 소외된 이들은 이런 '대안'금융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이런 사연이 P2P금융 사이트에 끊임없이 올라오는 건 일차적으로 그들을 받아줘야 할 금융회사가 드물기 때문이다.
최근 거리에는 서민들을 위한 금융·사회안전망을 촉구하는 이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반값등록금을 외치는 학생들, 여의도에도 상륙한 반(反)월가 시위 참가자들, 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중소상인들까지. 그들은 1%가 아닌 99%를 위한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서민들이 편안해야 사회 전체가 안정된다는 그들의 외침. 이대로 무시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5000원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가진 '돈'을 값지게 쓰고 있는지 점검해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