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선의로 건넨 것은 믿지만 법률적으로 대가성 인정돼"
2010년 교육감 선거 당시 경쟁후보를 매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형이 확정될 경우 곽 교육감은 당선무효가 되지만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교육감 직은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형두)는 19일 경쟁 후보였던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54)에게 후보단일화 대가로 2억원을 건넨 혐의(지방교육자치법 위반)로 구속 기소된 곽 교육감에게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곽 교육감에게서 2억원을 받고 교육감후보에서 물러난 박 교수는 징역3년에 추징금 2억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관련법의 입법취지는 후보자 사퇴행위가 금품 등 대가지급의 대상이 되면 안된다는 것"이라며 "곽 교육감은 선의로 2억원을 줬다고 주장하지만 불법성을 사전에 인지했고 금액이 거액인 점 등을 고려하면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곽 교육감의 행동은 선거문화를 타락시킬 위험이 있고 선거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하시켰다"며 "다만 선거캠프 회계담당자들의 책임이 더 큰 점, 합의 사실을 처음에는 몰랐던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후보사퇴 대가로 박 교수에게 서울시교육청소속 자문위원 부위원장 직을 제공한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이 끝난 후 구속 상태에서 풀려난 곽 교육감은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며 "1심 재판 과정을 통해 검찰의 잘못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대가성 부분에 대해서는 승복할 수 없다"며 "나머지 재판에 성실하게 임해 무죄임을 확인 받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재판에는 약 300여명의 방청객이 찾아와 혼잡을 빚었다. 방청객들은 곽 교육감이 석방되자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곽 교육감은 2010년 2월~4월까지 6차례에 걸쳐 후보단일화 대가로 박 교수에게 2억원을 건네고 6월 서울시교육청 소속 서울교육발전자문위원회 부위원장 직을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앞서 검찰은 곽 교육감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곽 교육감이 낸 보석청구는 지난해 10월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