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2003? 파이시티, 대선자금으로 비화되나?

Again 2003? 파이시티, 대선자금으로 비화되나?

김훈남 기자
2012.04.26 15:36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사건 수사가 거침없이 진행되고 있다. 현정권 실세로 꼽히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전날 소환된 데 이어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 검찰 안팎의 관심은 이번 수사가 2007년 대선자금으로 확대될지 여부다.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검찰은 공식적으로 단순 인허가비리로 사건을 규정하고 있지만 수사 방향이 예사롭지 않다. 비리 개연성이 높은 건설 시행사업으로 수사가 촉발된 점, 정권 최측근들이 연루된 점, 검찰 내부 분위기 등을 감안하면 그렇다.

참여정부 초기인 2003~2004년의 불법대선자금 수사는 검찰 역사상 최고의 '성공작'으로 평가된다. 송광수 검찰총장과 안대희 중수부장이라는 스타 검사가 나오기도 했다. 중수부 폐지 논란 등 위기의 검찰은 '어게인 2003'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2003~2004년 대선자금 수사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 측의 대선자금을 파헤친 수사다. 2003년 8월 대검 중수부의 SK해운 분식회계 수사가 시작점이 된다.

당시 검찰은 SK해운의 자금흐름을 살피는 과정에서 이 돈 가운데 일부가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 그해 11월 대선자금 수사를 공식화했다.

9개월여에 걸친 2003년 대선자금 수사를 통해 검찰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 823억원, 노 대통령 캠프에 120억원 등 불법정치자금 943억원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밝혀냈다. 최도술(65)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정치인 30여명, 기업인 20여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수사는 지금의 파이시티 인허가 수사의 주체와 초기상황 등 공통점이 있다. 이번 수사는 중수부가 선종구(65) 전 하이마트 회장의 해외재산도피 및 배임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촉발됐다. 브로커 이동율(61)씨의 로비정황이 담긴 수첩을 찾아낸 것.

이를 토대로 수사한 결과 최시중 전 위원장과 박영준 전 차관의 개입 사실이 확인됐다. 이정배(55) 전 파이시티 대표가 최 전 위원장의 측근인 이씨에게 사업 인허가 청탁 명목으로 11억5000만원을 건넨 사실이 인지된 것이다.

다만 지난 수사가 참여정부 초기에 진행된 것과 달리 이번 의혹은 정권 말기에 터져 나왔다는 점이 다르다. 지난 수사가 초기부터 여야를 망라해 진행됐지만 지금은 이명박 캠프로 한정돼 있다는 점도 다른 점이다.

브로커 이씨로부터 억대 로비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최 전위원장은 당초 금품수수사실을 인정하면서 "2007년 대선에 앞서 여론조사 비용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발언 직후 대선자금 의혹이 나오자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최 전위원장이 돈을 받은 시기가 2007년 대선을 전후하고 있어 이 돈이 대선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검찰은 25일 최 전위원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불러 14시간반가량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이날 조사에서 최 전위원장은 브로커 이씨로부터 받은 돈의 대가성을 부인하고 대선자금으로 썼다는 것은 오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우선 최 전위원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불법자금의 용처를 규명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 인허가 비리로 마무리될지 대선자금 수사로 이어질지는 사용처 조사를 통해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두가지 전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불법자금 모집행위에 대한 공소시효는 7년이다. 이번 정권의 불법선거자금 수사를 위해선 적어도 2013년 초에는 구체적인 혐의가 나와야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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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치부 김훈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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