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제를 정확히 알아야 해법이 보인다.

[기고]문제를 정확히 알아야 해법이 보인다.

송동근 하우경영연구소장(경영학 박사)
2012.09.19 06:00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3차 양적완화를 발표했다. 매달 400억달러씩 모기지 채권을 무기한 사들일 계획이다. 다소 무모해 보이지만 어째든 미연준의 확고한 방향성에 전세계 증시가 급반등으로 화답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3차는 주택시장을 집중 겨냥하고 있다. 깡통주택이 경매되고 그것이 다시 주택가격을 하락하는 악순환고리를 완전히 끊어 놓겠다는 단호한 의지로 보인다.

미국의 부동산시장 못지않게 국내 부동산시장도 시급하다. 오직 차이라면 미 부동산시장의 위기가 이미 벌어진 사건이라면 국내시장은 앞으로 벌어질 사건이라는 것이다. 1,000조원에 육박하는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있고 그 중 300조원 이상이 부동산담보대출이다.

만약, 시장기능이 거의 마비된 부동산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한다면 이는 전체 금융권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하우스푸어만의 문제가 절대로 아니며 금융권의 부실로 촉발된 것이 예전의 IMF위기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최근 우리의 부동산 부양대책은 과거 정권에서 썼던 부동산 규제책을 하나씩 푸는 것이 주였다. 문제는 이번 사안의 본질이 지난 시절 쓴 부동산의 규제책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그런데 그 규제책만을 푼다고 문제를 해결되길 기대하는 것은 마치 고혈압으로 생긴 두통환자에게 진통제만 주는 격이다. 증상에 대한 제대로 된 처방이 아니라는 것이다. 맞는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사안의 본질을 꿰뚫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사안을 제대로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올드보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15년간 이유 모르게 감금되어 있다 풀려난 오대수(최민식 분)는 전화를 통해 자신을 감금시킨 이우진(유지태 분)에게 이렇게 말했다.

“누구나? 너!”

그리고는 왜 자신을 감금했는가를 묻는데 이에 답하는 이우진은, “질문이 틀렸잖아요. 왜 15년 동안 가둬 놨을까가 아니라 왜 풀어 줬을 까란 말이에요."

오대수는 자신이 왜 감금되었을까, 누가 감금했을까 하는 관점에서 벗어나 실컷 감금했다가 왜 새삼 풀어 주었을까의 관점에서 생각해 봤어야 했다. 왜냐하면 죽은 누이의 복수를 위해 오대수를 감금한 이우진은 더 큰 복수를 하기 위해 오대수를 풀어 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대수는 자신이 왜 그렇게 오랫동안 감금되었을까 하는 데만 골몰한 나머지 결국 훨씬 더 심한 정신적인 복수를 무방비로 당하고 만다는 스토리이다 만약 오대수가 이우진이 말한 대로 왜 풀어 주었을 까의 관점에서 일을 바라보았다면

“아, 나를 풀어 주고 뭔가를 꾸미는 것임에 틀림없어. 갑자기 풀어 줄 이유가 없잖아.”하며 조심을 해서 복수를 피했을 지도 모른다.

이렇게 관점을 바꾸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다. 물론, 시장이 침체했으니 그 동안 써오던 규제책을 푸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올바른 대책을 내는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작금의 상황이 과거 규제책을 냈던 상황과 연결되어 있나를 봐야 한다. 바뀐 환경이 있다면 무엇이 바뀌었나를 알아보는 것이다.

과거와 다르게 최근에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있다. 또 젊은 층들이 1인 세대화해 가는 경향도 있다. 또 그 밖의 변화들도 있을 것이다. 문제의 해결은 이렇게 변화한 요인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또 문제를 풀 때 쓸 수 있는 대책이 제한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 역시 사안의 본질을 제대로 보기 전의 관점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다소 무식해 보이기까지 하는 공격적인 대책을 내놓은 저변에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 벌어진 일에 과격할 수 있고 벌어지기 전의 일에는 그렇게까지 과격할 수은 없다는 점도 인정한다.

[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