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건강과 직결된 식품업계에서 '안전성 논란'은 기업 이미지와 수익에 큰 타격을 가져온다. 특히 서민들의 대표 먹거리인 라면은 이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80년대 '우지파동'을 시작으로 국내 라면 업계에는 크고 작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1 23년 전 악몽 '우지 파동'
1963년 국내 최초로 라면을 생산하며 업계 1위로 군림하던 삼양식품은 1989년 이른바 '우지파동' 사건에 휘말리며 곤욕을 치렀다. 당시 검찰은 삼양라면이 먹을 수 없는 '공업용 우지'로 생산됐다고 발표해 전국에 충격을 줬다.
하지만 업계는 검찰의 발표에 대해 '전문 지식의 결여'에 따른 것이라고 끊임없이 주장했다. 우지파동 이전에는 '공업용 우지'라는 개념조차 없었을 뿐만 아니라 삼양이 사용하던 우지는 12등급 중 2등급에 해당하는 최상급 식용우지라는 것. 1등급은 채취한 상태 그대로 가공 없이 식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삼양은 1997년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통해 억울함을 벗었지만 우지파동 이전 50%를 넘던 시장점유율은 10%대로 곤두박질쳤다. 또한 매출 격감으로 매년 수십억의 적자를 감수했으며 기업 이미지는 땅에 떨어졌다. 삼양식품은 '우지파동'이 경쟁사에 의해 진행됐으며 이 과정에서 업계 순위가 뒤집혔다고 주장한다.
#2 롯데 'MSG 유해성 논란'
2010년 롯데가 37년 만에 라면시장에 진출하며 야심차게 내놓은 '롯데라면'. 출시 2주 후 삼양라면을 제치고 롯데마트 매출순위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라면에 '글루탐산 나트륨(MSG)'이 첨가된 것으로 확인돼 MSG 유해성 논란이 일었다.
MSG는 라면 스프나 조미료, 과자 등에 들어가는 식품첨가물이다. 무력감, 두통, 발열 등을 유발하고 유아의 신경계를 파괴할 수도 있다는 학계의 보고가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경계 대상 1호 첨가물이 됐다. 하지만 이후의 연구에서는 MSG와 이런 증상은 관련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때문에 식품업계나 학계에서도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타 경쟁제품들은 '無 MSG'를 표방하며 공격적 마케팅에 나섰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反 롯데' 정서가 확산됐다. 일각에선 롯데가 원가를 낮추기 위해 천연 첨가물보다 싼 MSG를 사용해 맛과 가격을 동시에 충족시켰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롯데는 'MSG 유해성 논란'을 빚은 지 약 한 달 만에 라면에 MSG를 첨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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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2의 우지파동' 되나… 농심 발암물질 '벤조피렌' 검출
한편 지난 23일 농심 라면 제품 6개의 수프에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검출됐으나 농심과 식약청 측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청 조사 당시 검출된 벤조피렌의 양은 수프 1kg당 얼큰한 너구리 2.0마이크로그램, 순한 너구리 4.7마이크로그램 등이다.
벤조피렌은 환경호르몬의 일종으로 350~400℃의 고온에서 식품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이 불완전 연소할 때 생성된다. 인체에 축적될 경우 암을 유발하고 돌연변이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청은 "해당 제품 섭취로 인한 벤조피렌 노출량은 우리나라 국민이 하루 평균 0.000005㎍을 섭취하는 수준으로 조리육류의 벤조피렌노출량보다 16,000배 낮은 안전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농심은 "외부 기관에 의뢰한 분석에서 벤조피렌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지난 6월 식약청 조사 결과를 전해들은 뒤 관련 제품의 생산과 출고를 두 달간 중단하고 조미료 납품업체도 바꿨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발암물질 검출'이라는 사실 자체에 엄청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2의 우지파동'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네티즌들은 "소비자가 만만한가. 직접 나와 사죄하고 전량수거 해야 한다"(shg*****), "앞으로 농심 라면은 피해야겠다"(leej****)라며 농심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했다. 특히 한 네티즌은 "서민들의 주요 간식인 라면인데 이렇게 관리가 허술해서야"라며 "농심 라면에 대한 대대적인 검사가 있어야 한다"(ejp19***)며 정확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