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성매매 여성 처벌' 첫 위헌심판 제청

'자발적 성매매 여성 처벌' 첫 위헌심판 제청

박진영 기자
2013.01.10 09:04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한 여성을 처벌하는 법률 조항이 헌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4단독 오원찬 판사는 돈을 받고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41·여)가 신청한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21조 1항'의 위헌 여부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청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조항이 인격권과 직업선택의 자유, 평등권, 불리한 진술 거부권 등을 침해하고 대다수 선진국가에서 성매매를 범죄로 처벌하지 않는 최근 사례에 역행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2004년 9월 23일부터 시행된 성매매특별법은 성매매를 한 사람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같은 법 제6조 1항은 성매매 피해자의 성매매는 처벌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즉 성매매 여성을 구별해 강요 등에 의한 비자발적 성판매자는 피해자로 인정, 처벌하지 않고 자의적 성매매 여성만을 형사 처벌하는 것이다.

오 판사는 "현실적으로 강요된 성매매와 자의적 성매매간 구별이 쉽지 않다"며 "단속된 여성이 처벌받지 않으려면 우선 본인의 범죄를 인정해야 하므로 진술거부권이 불완전하게 되고 성매매 여성 스스로 낙인을 찍어 갱생의욕이 상실된다"고 판단했다.

또 "성매매 여성이 착취와 폭력을 당해도 애매한 형사처벌 기준으로 자신의 피해사실을 신고하지 못해 열악한 착취환경이 고착화한다"며 "특정인을 위한 성매매를 처벌하지 못하는 불균형도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성매매를 전면적으로 금지함으로써 건전한 성풍속 확립을 목적으로 한 것은 정당하지만 성매매 여성을 교화가 아닌 형사처벌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어야할 국가형벌권이 남용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피고인 김씨는 지난해 7월 돈 13만 원을 받고 성관계를 한 공소사실로 서울북부지방법원에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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