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건국대 '亞 100대 대학' 선정 과잉홍보 논란

단독 건국대 '亞 100대 대학' 선정 과잉홍보 논란

최우영 기자
2013.05.30 17:38

학내 문제제기에 '해교행위' 간주하고 징계위 회부

지난 4월 서울 건국대학교 새천년기념관에 걸린 '아시아 100대 대학 선정'을 알리는 현수막. /사진제공=건국대학교
지난 4월 서울 건국대학교 새천년기념관에 걸린 '아시아 100대 대학 선정'을 알리는 현수막. /사진제공=건국대학교

지난 4월 건국대학교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아시아 100대 대학 선정'이 잘못된 자료에 근거한 것이라는 주장이 학교 내부에서 나왔다. 건국대 측은 내부 문제제기에 대해 '해교행위'로 간주하고, 교수협의회장과 동문교수협의회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30일 건국대 등에 따르면 건국대 교원인사위원회는 지난 24일 장영백 교수협의회장(57·중어중문학과 교수)과 김진석 동문교수협의회장(60·수의학과 교수)의 '해교행위로 인한 파면' 징계안을 무기명 투표한 결과 5대3으로 가결돼 징계위원회를 이른 시일 내에 열 계획이다. 투표 당시 두 교수의 소명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재단 비리 덮기 위해 무리한 과잉 홍보?

장 교수와 김 교수는 지난해 11월부터 '건국학원 정상화를 위한 범건국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서 "도덕적, 재정적 문제를 지닌 김경희 건국대 이사장이 퇴진해야한다"고 주장해온 대표적 인물이다.

두 교수는 김경희 이사장의 스타시티 사업 부실성 및 학교법인의 상가 임대 등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과정에서 "김경희 이사장으로 말미암은 심각한 상황을 잘못된 자료에 기초한 '아시아 100대 대학 선정' 등의 왜곡된 홍보로 풀어내려한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은 건국대 비대위가 교육과학기술부에 학교 감사를 청구할 때도 포함됐다.

이들이 문제제기한 '아시아 100대 대학 건국대 선정'은 지난 4월 영국의 대학교육전문매체 THE(Times Higher Education)가 발표한 내용이다. THE가 2004년부터 매해 실시하는 세계 대학평가는 교육여건, 연구실적, 논문 피인용도, 기술이전수입, 국제화수준 등에서 13개 지표를 활용해 대학 순위를 매긴다.

문제는 각 학교 관련 수치를 제출할 때 각 학교 관계자가 임의대로 집어넣을 수 있다는 것. 건국대 측은 학생 숫자 입력 과정에서 충주캠퍼스를 배제하고, 교원 수는 서울캠퍼스와 충주캠퍼스 의대 교수만 합산해 입력하는 식으로 지표를 넣었다. 학생 숫자 역시 서울캠퍼스 학생 숫자 중 정원외 학생은 누락한 채 정원내 학생 숫자만 THE에 제출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건국대는 교수당 연구비, 학술논문 수, 교수당 외부연구비 수입 등의 순위를 올려 '기술이전수입' 평가항목에서 카이스트, 포항공대 수준인 '만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측이 수치가 잘못된 부분을 파악한 정황도 포착됐다. 최근 열린 대학평의원회에서 건국대 교무기획처 관계자는 잘못된 교원 수치가 THE에 제출된 사실을 인정한 뒤 '왜 빨리 알리지 않았느냐'며 추궁하는 교수들에게 '사실확인이 빨리 안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건국대 관계자는 "THE가 제시하는 기준과 조건에 따라 자료를 제출했으며 전반적으로 교수들의 연구실적이 향상돼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학내 문제제기 '해교 행위' 명명… 학내 반발 줄이어

최근 송희영 건국대 총장(65)은 교육부에 감사를 청구한 비대위 인사들에게 "그동안 비대위의 인신공격적인 성명도 충정과 고언으로 받아들이며 자중하기만 기다렸다"면서 "아시아 대학 순위 평가는 우리 대학이 도약하는 절호의 기회인데 이러한 사실을 망각하고 교육부에 감사를 청구한 건 올바르지 않은 해교행위다. 구성원에게 진정한 사과의 말을 전해야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비대위 관계자는 "교육부에 감사를 청구할 때 김경희 이사장과 재단의 상가임대 사업 등에 대한 문제제기에 중점을 뒀다"면서 "근본적인 재단 재정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없이 홍보비용 들여 '아시아 100대 대학' 선정 내용 광고하고 현수막으로 학교를 휘감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전했다.

장영백 교수와 김진석 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 회부 사실이 알려지자 학내 여론 역시 들끓고 있다. 지난 29일 보직사표를 낸 김성민 건국대 문과대 학장(55·철학과 교수)은 "교협회장과 동문교협회장에 대한 징계위원회 회부가 부당하다는 생각에 교무위원으로서 내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교수의 한 사람으로서, 학자의 양심으로 봐서도 교수단체 대표가 징계대상이 되는 게 온당한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건국대 노동조합 관계자는 "조작된 자료로 학교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걸 지적하는 자체가 '누워서 침뱉기'라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내부적으로만 문제제기해왔다"면서 "그 결과가 학교에 몸바쳐온 교수들에 대한 '파면'이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원로교수들 역시 집단 연서명을 준비하고 있다. 빠르면 6월 초 100여명에 이르는 원로급 교수들은 김진석 교수와 장영백 교수에 대한 학교 측의 징계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건국대 관계자는 "규정과 절차에 따라 두 교수에 대한 징계논의가 진행중이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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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영 기자

미래산업부 유니콘팩토리에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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