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중소기업의 입장에서 탄생된 중소기업 건강관리시스템 1년의 모습

[기고]중소기업의 입장에서 탄생된 중소기업 건강관리시스템 1년의 모습

최광문 인천지방중소기업청장
2013.05.31 11:53
↑최광문 인천지방중소기업청장
↑최광문 인천지방중소기업청장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하고, “중소기업 살리기”를 핵심정책으로 삼은 박근혜 정부의 출범은 그동안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 약자의 입장이었던 중소기업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공직에 몸 담은 30여 년간 중소기업 지원업무를 하면서 선진국들에 비해 단기간에 이룩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 무한한 자랑스러움을 느낀다. 18세기 중엽의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250여 년간 경제발전을 해온 유럽국가들과 6·25 전쟁의 폐허속에서 50여년동안 경제성장을 일구어 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국가가 된 것은 우리국민이 가져야 할 커다란 자부심으로 생각된다.

경제성장과 함께 넓어진 경제영토로 인해 우리나라는 대외 환경에 대한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고, 중소기업들은 더욱더 많은 대내외 환경에 신경을 쓰면서 예전에 비해 복잡한 경영 활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나라 국민성을 대표하는 “빨리빨리” 문화속에서 이룩한 경제성장의 결과에 내실을 다져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되어진다.

인천중기청장으로 부임한 이후 중소기업인과의 소통 강화와 현장감 있는 중소기업 지원시책 추진을 위해 매주 2~3개의 중소기업과 전통시장 등을 방문한다.

이때 기업 대표를 만나서 애로 및 건의사항을 듣고, 개선방안을 서로 고민하는 시간을 갖다 보면 정보·통신분야가 선진국에 비해 활성화된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중소기업 지원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기업이 다수 존재하고 있음에 놀라곤 한다.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중소기업 지원정책들이 개발되어 운영되고는 있지만 정작 수혜자인 기업에서의 정책 체감도가 높지 못한 것은 어떤 이유일까?

아마도 이것을 용어로 표현하면 한동안 우리사회에 유행했던 키워드였던 “선택과 집중”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중소기업에게는 여러 중소기업 지원기관에서 쏟아내는 다양한 지원제도들의 홍수속에서 정작 기업에 필요한 지원제도를 선택할 수 있는 능력과 선택된 제도를 기업의 성장·발전의 동력으로 삼기 위한 집중력이 필요하다.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한 기업에서는 이와 관련한 관리 능력이 키워지고 있지만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는 소규모 중소기업의 경우 적정한 대응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응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대부분은 “인력이 없어서...”라는 말을 많이 한다. 즉, 기업의 경영전략 수립 및 추진에 필요한 역량이 부족하다는 증거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부족한 부분을 정부가 대신 서비스 해주면 어떨까 하고 고민한 끝에 탄생한 지원제도가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 건강관리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시스템은 기업진단을 통하여 기업이 처한 현재 상황과 성장에 필요한 요인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기관에 분산되어 있는 지원제도를 찾아 맞춤형으로 지원해주는 제도이다.

작년 2월에 중소기업청·중소기업진흥공단·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의 4개 기관이 힘을 합쳐 시작된 건강관리시스템은 이제 갓 돌을 지난 따근따끈한 지원제도이다.

1년 동안의 모습을 돌이켜보면 중소기업 지원기관마다 고유의 입장을 서로 양보하면서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큰 틀 속에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범사업기간인 ‘12년도에는 4개 진단기관에 전국적으로 총 5,715개사가 기업진단을 통해 맞춤형 치유사업을 지원받았고 인천지역은 284개사가 기업진단을 통하여 맞춤형 지원을 받았다.

이 제도를 중소기업인들에게 안내를 하면 제도의 취지에 대해서 모두들 공감하며 이 제도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사업에 참여한 기업인들의 대부분은 만족한 결과를 보내주었다.

이러한 모습으로 인해서인지, 올해는 2월 말을 기준으로 전국에 1,764건이 접수되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속도로 진행된다면 작년에 비해 약 두배 정도의 기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제도의 확대와 함께 작년에 동 제도를 통해 변화된 한 기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인천광역시에 소재한 A사는 가구, 의자 및 금고의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으로 해외 수출의 발판 마련을 위해 중소기업청의 해외규격인증 획득지원사업에 관심을 가졌다. 그렇지만 수차례에 걸쳐 지원대상에서 제외되는 등의 내부 역량이 부족한 기업이었다.

이 업체의 대표자는 장기간 기업성장의 정체와 노조와의 갈등 및 관리부서 직원의 잦은 이직에서 오는 관리능력 부재와 경영에 대한 의욕이 저하되어 새로운 전략 수립이 힘든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소기업청에서 주최한 한미 FTA관련 설명회 행사장에서 기업건강관리시스템의 홍보를 통해 동 사업을 알게 되었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12년 4월에 우리청에 중소기업건강관리 지원신청서를 제출했다.

접수 당시에는 수차례 지원에서 제외되었던 해외규격인증 획득지원사업에만 관심을 가졌으나, 건강관리팀 직원과의 면담과 전문가의 기업진단을 통해 기업이 현재 안고 있는 문제점 인식과 이의 개선에 필요한 중소기업청의 다양한 지원제도를 안내 받았다.

또한, 기업진단과정에서 이 업체에 상당수의 유휴설비가 방치되어 있고 대표자는 기계류 수리기술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년간 기술개발에 대한 노하우가 있어서 생산품과 관련한 기술개발이 가능함도 알게 되었다.

건강관리팀에서는 첫 번째 과제로 대표자의 경영 흥미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임을 알게 되었고, 유휴설비 처분을 통하여 단순히 대표자의 취미 활동이 아닌 회사의 수익성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중소기업진흥공단 무역조정사업전환지원센터의 “유휴거래알선지원”을 연계하였다. 뒤이어 대표자의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기업의 신규 아이템으로 승화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의 기술개발지원사업에도 연계할 것을 권유하고 기술개발이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였다. 이후 중소기업청의 기술개발사업 현장평가, 대면평가를 통해 기술개발 지원 필요성이 확인되었고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 소액과제로 선정되었다.

아울러, 노조와의 갈등으로 인해 생산성 향상을 위한 공정개선 등의 미루어진 일들을 건강관리 연계형 맞춤형 컨설팅지원사업을 통하여 해결할 수 있도록 하였다. 향후 노조와의 긴밀한 협조 속에서 컨설팅을 통한 공정개선이 이루어져 생산성을 향상하고 품질을 개선하는 등의 후속적인 조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공정개선을 통한 하드웨어적인 개선과 함께 직원들의 관리 및 생산과 관련한 중진공연수원의 연수도 실시하기로 하였으며,

체계적인 정부지원 제도의 수혜를 위하여 비즈니즈지원단의 현장클리닉을 연계하여 INNO-BIZ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경영 기법을 알려주는 처방도 내려졌다.

이렇듯 회사가 가지고 있는 내부적인 문제들에 대하여 처음에는 드러내지 않으려고 했던 대표자도 진단가와 건강관리팀의 오랜 대화 및 설득을 통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알게 되었고, 한동안 잃어버렸던 경영의욕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등의 건강관리시스템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었다. 대표자는 이번 일을 통해 기업 관리시스템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장기적인 경영전략을 수립하여 제2의 기업의 도약을 위하여 매진할 것임을 밝혔다.

애플과 삼성전자를 변화과정을 보면서 우리의 경제 상황은 타의에 의해서건 자의에 의해서건 꾸준한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는 우물안 개구리 식의 경영은 탈피하여야 한다. 중소기업 성장 단계에 맞는 지원기관의 여러 제도들을 활용하면서 기업의 단계별 성장을 도모하여야 한다. 중소기업청에서도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인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중소기업 지원제도들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흩어져 있는 중소기업 여러 지원제도를 하나로 묶은 중소기업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중소기업 건강관리시스템”이 새로운 중소기업 지원의 해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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