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보는세상]하루평균 3건 살인 사건…폭력 유전자 있다?

고교를 중퇴한 심모군(19)은 최근 성폭행에 실패하자 평소 알고 지내던 A양(17)을 목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신을 훼손시켜 경악케 했다. 인천에서는 한 여성 과외교사가 동거하면서 가르치던 10대 제자에 화상을 입혀 숨지게 했다.
이처럼 대한민국에서 한해 일어나는 살인 사건은 1220건 남짓. 한 해 동안 하루 평균 3건, 10시간에 1건 꼴이다. 연도별로 살인 사건을 살펴보면 주목할 만한 현상이 일어난다. 살인사건은 해마다 비슷한 수준에서 일어난다는 점이다.
대검찰청의 범죄분석에 따르면 2011년 살인(미수·예비·음모 포함)은 1221건 발생했다. 앞선 2010년은 1262건 △2009년 1390건 △2008년 1120건△2007년 1124건으로 집계된다. 2009년 1400건에 육박하긴 했지만 평균적으로 한해 1223건(최근 5년간 살인사건 단순평균)의 살인이 일어나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국내외를 통틀어 해마다 비슷하게 일어나는 살인률을 '유전적 요인'으로 보기도 한다. 살인을 비롯한 인간의 폭력성이 유전학적으로 타고난다는 주장이다.
정상 유전자보다 길이가 짧고 활성도가 낮은 폭력유전자(MAOA)의 움직임에 따라 감정 폭발이 제어되지 않아 살인을 포함한 폭력이 행사된다는 관측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뇌로 흘러드는 호르몬 중에 기분을 좋게 하는 세로토닌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으면 오히려 기분이 나빠진다고 주장한다. MAOA 유전자는 여분의 세로토닌을 청소해 평상심을 되찾는 데 도움을 준다. MAOA 유전자가 세로토닌 수치를 제어할 수 없을 경우 감정 폭발이 일어난다. 살인자들은 MAOA 유전자가 천성적으로 이 같은 '청소'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는 주장이다.
반박도 만만치 않다. '타고난 살인자'라는 게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성경 창세기에 언급된 인류 최초의 살인사건 '카인과 아벨'은 카인이 동생 아벨을 질투에 못 이겨 사망에 이르게 했다. 양치기였던 아벨이 봉헌한 제물을 농부였던 카인이 바친 것보다 하나님이 더 반긴 점을 스스로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살인은 자신을 둘러싼 질투심 등 상황에 따라 때로는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타고난 살인기계'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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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살인을 할까'라는 명제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쉽게 풀리지 않을 듯 보인다. 하지만 대검찰청의 범죄 분석에는 시사점이 숨어 있다. 2011년 살인사건 1221건 가운데 살인범의 직업 구성을 살펴보면 무직 41.9%(486명), 피고용자 38.1%(442명) 순으로 나타났다. 경제적인 압박과 고용-피고용 관계에서 인간적 관계가 원인의 일부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래도 의문점은 남는다. 모두가 평등하게 잘 먹고 잘 살아도, 고용-피고용 관계가 없어져도 살인은 발생하지 않을까. '살인의 이유'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