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13개 국가에서 새마을운동 전파 … "자발적 참여로 빈국 주민 삶 바꿔"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차를 타고 4시간을 달려 도착한 시골마을 '한도데'. 큰 길 옆 마을회관 공터에서는 오후 5시만 되면 어김없이 "태! 권!"이라는 기합소리가 울려퍼진다. 150여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은 한국 국기원에서 단증을 따온 데베카라는 청년의 지도에 따라 태권도 연습에 여념이 없다. 마을회관에는 에티오피아국기와 함께 한국의 태극기, 그리고 새마을기가 걸려 있다. 경상북도 산하 새마을세계화재단이 에티오피아에 조성 중인 새마을시범마을이 이곳이다.
1970년대에 시작돼 한국 농촌의 변화를 이끈 새마을운동. 이제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에서 그 정신이 이어지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에도 성과가 없는 것은 자조·협동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배워볼 필요가 있다"고 하는 등 저개발국가 빈곤퇴치 프로그램으로 재발견된 것이다. 한도데 마을에서 이같은 사실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에티오피아는 국제통화기금(IMF) 추정으로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482달러(2012년)에 불과한 빈국이다. 최근 들어 연 6∼10%의 고성장을 이어가면서 농촌과 도시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아디스아바바와 같은 대도시는 난개발에 따른 주택난과 자동차 매연 등의 문제가 갈수록 불거진다. 반면 농촌지역은 전반적으로 퍼져 있는 빈곤과 전기 등 인프라 부족, 아동과 부녀자에 대한 교육시설 미비 등이 문제다. 이 가운데 농촌지역의 제반 문제를 해결할 해법으로 새마을운동이 톡톡히 역할을 하는 것이다.
새마을세계화재단에서 한도데에 새마을 시범마을을 조성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자발적으로 지원한 봉사단이 파견돼 가장 먼저 새마을회관을 신축하고 마을 저수지와 안길을 정비했다. 미취학 아동을 상대로 유치원 교육을 실시하고 부녀자 청년들에겐 직업교육을 지원했다.소와 양 등 가축을 살 돈을 지원하는 한편 특용작물 재배기술을 전파해 주민들이 적잖은 소득을 올릴 수 있게 했다.
처음에는 낯선 이방인에게 경계감을 갖던 현지인들도 점차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한도데마을 새마을위원장인 다디씨(39)는 "이곳 마을사람들은 이전엔 먹을 것도, 잘 살려는 의지도 없었다"며 "새마을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나서 열심히 일하면 우리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고, 이전과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에만 한도데와 같은 새마을 시범마을이 총 5곳이다. 새마을세계화재단에서는 에티오피아 말고도 르완다, 탄자니아, 인도, 필리핀 등에서도 비슷하게 새마을운동을 전파 중이다. 새마을운동중앙회가 새마을 세계화작업을 벌이는 8개 국가까지 합치면 전세계 13개 국가가 한국의 발전경험을 그대로 전수받는 셈이다.
에티오피아의 사회개혁을 전담하는 묵타르 케디르 부총리는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에티오피아는 한국이 새마을운동을 통해 농촌지역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경험을 높이 사고 있다"며 "에티오피아는 '새마을운동'이라는 말 대신 '사업역군(development army) 양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이들 산업역군의 최대 적은 '빈곤'"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마을운동의 정신을 농업 외 다른 산업에 적용할 기회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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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현지 고위 관료들에게 수시로 새마을운동과 관련한 조언을 하는 김종근 주에티오피아 대사는 "그 어떤 원조보다 새마을운동은 이 나라를 많이 변화시키고 있다"며 "새마을운동의 근본은 정신개조에 있고,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