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교현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위원장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알바노조)이 지난달 7일 고용노동부로부터 신고필증을 받고 '정식노조'로 출범했다. 하지만 알바노조가 정부에서 공식 인정받을 수 있다고 기대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알바노조 내부에서조차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생각보다 성과가 빨리 이뤄졌다. '알바생'들의 목소리를 대신해주고 있는 구교현 알바노조 위원장(37)의 노력 덕분이다.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알바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구 위원장은 "처음부터 밑바닥 생활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며 "전경으로 군 복무를 하던 시절 산업단지 확장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대치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했다.
또 공장에서 근무하던 아버지가 사고로 다리를 다쳐 장애인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장애인 문제에 눈길이 갔다. 그렇게 7년 가까운 세월을 장애인교육권연대에서 일했다. 이후 그는 복지의 밑바닥인 장애인에서, 노동의 밑바닥인 알바로 관심을 옮겼다. 그리고 숱한 알바 경험을 통해 올해 1월 알바연대를 조직했고, 노조출범을 이뤄냈다.
지난해부터는 성공회대 시민사회복지대학원에 다니며 노동과 복지에 대해 전문적인 공부도 시작했다. 그는 국내 경제문제가 사실 '알바의 처우 문제'라고 봤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우리나라의 낮은 노동생산성, 지나치게 높은 자영업자 비율 같은 문제가 취약한 비정규직 때문인 거 같아요. 알바를 고용하는 고용주들도 사실 창업을 꿈꿔온 것이 아니고 일자리가 없다보니 무리하게 빚을 내서 자영업으로 몰리게 된 분들이 많죠.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그런 면에서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 추진방향은 어느 정도는 맞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양한 알바를 두루 경험한 그에게 가장 힘들었던 알바를 꼽아달라고 물었다. 주저 없이 '택배'라고 답했다.
"어휴. 추석도 다가오는데 아마 지금이 가장 힘들 거에요. 정말 별의별 물건들을 택배로 보내는 사람들이 많죠. 골프채부터 시작해서 무거운 전자부품, 도저히 혼자서는 들기 힘든 액자까지. 주문자 못 만나면 동선까지 꼬이고. 택배 알바는 정말 해보지 않으면 몰라요."
독자들의 PICK!
지금도 구 위원장은 롯데리아 신촌로터리점에서 햄버거 배달 알바를 하고 있다. 시급 5000원. 배달 건당 400원이 붙어 7시간 일해서 받는 돈이 하루 4만원 선이다. 그래도 이 정도면 법이 정한 근로조건을 모두 맞춰주고 있는 수준이다.
이마저도 지키지 않는 곳이 많다. 알바노조가 중점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부분도 법에서 정한 대로 만이라도 고용주들이 지켜달라는 것이다.
"근로계약서라도 제대로 작성해도 지금처럼 알바생들이 억울해하지는 않을 거예요. 얼마 전엔 모텔에서 알바하는 친구한테 전화가 왔는데 사장이 임금을 전부 다 주지 않는다는 거예요. 이유를 물어봤더니 '너가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은 제외했으니 불만있으면 그 때 일했다는 증거를 갖고 오라'고 하더래요. 이게 우리 알바생들이 처한 현실입니다."
알바노조는 이 같이 억울한 일을 당한 이들 대신 목소리를 내주고 있다. 하루하루 밥벌이에 지칠 법도 하지만 민원이 해결되면 구 위원장과 알바노조 조합원들이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임금체불이나 퇴직금을 지급 받지 못한 민원이 들어온 것만 수십 건. 구 위원장과 알바노조는 한 건도 빼놓지 않고 모든 민원을 해결했다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알바에 대한 인식을 좀처럼 바꾸기 어려워서다.
"고용주 설득이 제일 어렵죠. 생각해보면 알바생들이 대부분 최종 소비자와 고객들을 마주치거든요. 이들이 곧 회사의 첫인상이고 이미지인 셈이죠. 알바를 고용하는 회사도 이런 부분들을 좀 더 생각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오히려 알바 처우를 높여서 긍정적인 효과가 많아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