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이어 2020년 올림픽까지 삶의 터전에서 '퇴거 명령'

"올림픽은 꼴도 보기 싫다. 내 마음 속엔 올림픽에 대한 깊은 원한 같은 게 있다."
일본 정부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맞아 기존 경기장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두 번이나 보금자리를 철거당할 처지에 놓인 70대 노인. 그는 올림픽 유치 소식이 기쁘지 않았다.
15일 일본 영자신문 재팬타임스는 진노 코헤이씨(79)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1964년 도쿄 올림픽 때 정부가 국립 가스미가오카 경기장과 새 도로를 만든다며 주변 건물을 철거해 살던 집을 떠났다.
집 옆에서 운영하던 담배 가게도 함께 철거되면서 생계수단을 잃었다. 그 후 2년간 세차 등 온갖 일을 하면서 가족을 부양했다. 1966년에서야 정부가 집과 가게 자리를 보상해줬다.
최근 일본 정부가 국립 가스미가오카 경기장을 증축해 2020년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을 짓기로 하면서 그는 또 한번 보금자리를 국가에 내주게 됐다.
진노씨를 포함해 가스미가오카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200여 가구가 다른 곳으로 강제 이사를 가야 할 처지다. 이 가운데 70대 이상 노인이 3분의 1을 차지한다.
일본 정부는 이들을 3곳의 다른 아파트 단지로 이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진노씨는 "노인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새로운 곳에서는 담배 가게를 열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그건 내게 삶의 의미를 잃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일년에 몇 번 쓰지도 않을 경기장에 세금을 붓는 것보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을 재건하고 주민을 돕는 데 그 돈을 쓰면 더 좋을 것 같다"고도 했다.
일본 정부는 경기장과 선수촌 건설 등 올림픽 관련 시설에 4000억엔(약 4조378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경기장 35개 중 20개가 새로 지어진다.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2년 6개월 가까이 지났지만 그 여파로 지금껏 임시거처에서 생활하는 일본인은 29만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