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툭 하면 파업"…의원님의 '위험한' 노동관

[기자수첩]"툭 하면 파업"…의원님의 '위험한' 노동관

박상빈 기자
2013.11.27 13:59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 앞에 모인 비정규직 국회 청소용역 노동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회 청소용역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요구를 두고 "노동 3권이 보장돼 파업만 벌일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2013.11.26/뉴스1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 앞에 모인 비정규직 국회 청소용역 노동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회 청소용역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요구를 두고 "노동 3권이 보장돼 파업만 벌일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2013.11.26/뉴스1

"이들이 무기계약직이 되면 노동3권이 보장된다." "툭 하면 파업하려고 할 텐데 어떻게 관리하려고 그러는가."

지난 26일 나온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김태흠 의원의 발언이 논란이다. 김 의원과 그 앞에 고개 숙인 국회 청소노동자들의 모습은 사진 기사로도 보도돼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비정규직 국회 청소용역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에게 이 같이 말했다. 김 의원의 발언에 회의장에서는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오갔다.

김 의원은 사과가 아닌 맞대응 전략을 구사했다. "금도를 넘는 발언"이라는 은수미 민주당 의원의 항의에 "국회 청소용역 계약 문제와 관련한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은 의원이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며 일부 발언만 걸고 넘어져 논란이 있었다"고 받아쳤다.

이어 "발언의 취지는 직접고용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고용 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지적한 것"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나아가 은 의원을 비롯한 야당에게는 "사실을 왜곡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부작용을 염려했다는 해명을 아무리 좋게 받아들이려 해도 두 문장의 말에 담긴 '어긋난' 노동관에 거부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여당 원내대변인이 한 말임을 고려하면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 헌법을 무시했다. 헌법 제33조 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명시한다. 이른바 '노동3권'. 하지만 김 의원은 뚜렷하지 않은 문제점을 거론하며 이를 외면했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공개 석상에서 한 발언 치고는 품격이 떨어진다.

더 걱정되는 부분은 '왜곡된' 노동관에 있다. 김 의원은 노동자들의 단체행동을 "툭 하면 파업"이라고 일갈했다. 김 의원은 이제껏 노동자들의 파업이 별 이유 없이 벌어진 억지스러운 행동으로 생각했는지 의문이 든다.

김 의원은 잊고 있다. 올해만 해도 한 노동자가 배고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차가운 노동 현실은 없어지지 않았다. 김 의원은 되돌아봐야 한다. "무기계약직이 되면 노동3권이 보장된다" "툭 하면 파업할 것"이란 발언은 쉽게 내뱉을 말이 아니다.

김 의원은 노동자들이 차가운 현실에 웅크려 '입 닫고, 귀 닫은 채' 고통을 감내하기를 바라는 것인지 제대로 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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