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가로 확산…일베 회원 '대자보 훼손' 인증 논란

사회적 문제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내용의 이른바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전국적인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러다 고려대 전체가 대자보로 뒤덮일 지경'이라는 제목과 함께 고려대 정경대학 게시판, 정경대학 건물 인근 담벼락 등을 촬영한 사진들이 게재됐다.
해당 사진에는 게시판과 주변 벽면 등에 대자보가 빈자리 없이 붙어 있고 담벼락에도 대자보가 연이어 붙어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는 지난 10일 고려대 경영학과 08학번 주현우씨(27)가 작성한 2장 분량의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의 여파로 풀이된다. 이 대자보는 철도 민영화 논란, 국가정보원 선거 개입, 밀양 송전탑 논란 등 사회 문제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자보 내용을 소개한 페이스북 계정(facebook.com/cantbeokay)은 15일 오후 2시 현재까지 '좋아요' 15만건을 기록하고 있다. 해당 계정은 12일 개설됐다.
대자보가 게재된지 4일째인 지난 14일에는 주씨를 비롯한 약 300명의 대학생이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 모여 성토 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곧이어 시청으로 이동해 '고(故) 유한숙 어르신 추모문화제'에 참석했다.
밀양시 주민인 고 유한숙씨는 송전탑 설치에 반대한 끝에 지난 2일 음독해 6일 새벽 숨졌다. 고인은 지난해 1월 분신자살한 고 이치우씨에 이어 밀양 송전탑 논란으로 자살한 2번째 희생자다.
한편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중앙대, 한양대, 부산대 등 전국 다른 대학의 게시판에도 이와 유사한 대자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 대자보 역시 사회 문제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을 촉구하거나 사회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 등을 전하고 있다.
대자보를 쓴 주씨는 지난 14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대자보의 근본 취지에 대해 "단 하나도 안녕하기 어려운, 하나만 봐도 안녕하기 어려운 사태가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며 "정말 안녕한지 아닌지에 대해 우리가 한 번 고민해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물이 끓을 때 99도에서 100도가 되면 기체가 되지만 1도 밖에 안 올라간 것"이라며 "이런 일들(사회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내 스스로 나의 문제로 얘기할 수 있고 같이 고민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감대를 계속 만들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까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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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에 주씨의 의견과 비슷한 내용을 담은 고려대 학생 이샛별씨의 대자보를 훼손한 인증사진이 등장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일베 회원은 지난 14일 자신이 해당 대자보를 훼손했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훼손된 대자보 사진을 게재했다. 이에 비난이 일자 고려대 학생 커뮤니티 '고파스'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이 등장했지만 일부 고파스 회원들은 익명으로 사과문을 작성한 점 등을 들어 사과문을 작성한 사람과 대자보를 훼손한 사람이 동일인이 맞는지 의심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