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수사" 형사부 압수수색 자료 활용위해 변론재개 신청
(서울=뉴스1) 진동영 기자,김수완 기자 =

검찰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인 유우성(34)씨의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항소심 재판부에 '추가 변론기일을 잡아 달라'며 변론재개 신청을 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부가 유씨의 불법 대북송금 수사 도중 공안부 사건의 증거로 활용될 자료를 찾았기 때문인데, 유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형사부까지 동원된 셈이어서 비판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현철)는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유우성씨의 항소심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흥준)에 지난 18일 추가 공판 진행을 위한 변론재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은 변론 재개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유씨가 북한 보위부에 노트북을 보낸 정황을 입증할 이메일 자료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 필요 ▲핵심 증인인 유씨 동생 유가려씨의 증거보전 절차 등 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중 유씨의 이메일 자료는 유씨의 불법 대북송금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이두봉)가 최근 이메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다.
형사2부는 유씨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증명할 이메일 압수수색을 진행했는데, 이중 유씨가 보위부에 보낸 노트북 제원(諸元)을 적어 자신에게 보낸 이메일을 발견하고 공안부에 참고자료로 넘겼다.
이를 받은 공안부는 이 자료가 유씨의 국가보안법상 편의제공 혐의를 입증할 자료라고 보고 법원에 이 이메일을 확보할 수 있도록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 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공안부도 앞서 압수수색을 통해 유씨의 이메일을 확보했지만 당시에는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해당 메일을 확인하지 못했다. 게다가 공안부가 확보한 이메일 중 해당 내용은 '해시값'(파일 생성시 부여된 고유한 값)이 달라진 상태여서 지금 증거로 활용될 수 없는 상태다.
때문에 공안부는 법원에 '이메일을 추가 압수수색할 수 있도록 해주던지, 아니면 형사부가 확보한 이메일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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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검찰 입장에 대해 유씨 변호인 측은 "공안부가 형사부를 동원해 수사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씨 측 김용민 변호사는 "형사부에서 대북송금 관련 수사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것이 사실은 공안부의 혐의 입증을 위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있다"며 "게다가 이 자료는 이미 재판 초기 증거로 제출된 이메일 자료"라고 지적했다.
유씨 변호인 측은 이와 함께 검찰의 연기 신청이 부당하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같은 검찰의 변론재개 신청이 선고를 연기하기 위한 '시간끌기용'이라는 지적도 있다.
검찰의 재판 연기 신청은 지난 결심 공판 연기 신청에 이어 두 번째다. 검찰은 유씨의 사기 혐의 등을 추가하기 위한 공소장 변경을 이유로 당초 지난달 말 예정됐었던 결심을 연기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결심을 2주 연기했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11일 결심 공판을 마치고 25일 선고만을 남겨 둔 상태다. 검찰은 결심에서 유씨에 대해 징역 7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증거조작' 논란 등으로 검찰의 핵심 증거가 철회되는 등 무죄가 선고됐던 1심을 뒤집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자 검찰이 다른 혐의를 추가하거나 추가 증거를 확보할 시간을 벌기 위해 이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된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검찰은 "비판이 제기될 부분도 없지는 않겠지만, 검찰로서는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할 수 있다면 당연히 법원에 할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맞지 않겠냐"고 말했다.
형사부가 '동원'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형사부로서는 자신들의 수사 도중 공안부가 제출하지 않은 증거를 찾게 되자 참고용으로 알려준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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