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7일째]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선원들이 승객들에 대한 퇴선명령이 내려진 이후에야 자신들이 퇴선했다는 해명을 내놨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사고 당시 객관적인 상황에 비춰볼 때 거짓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의 1등 항해사 신모씨는 22일 오후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나와 "해경 경비정이 도착했을 때 승객들에 대한 퇴선명령을 무전으로 했다"며 "선원들에 대한 퇴선명령은 배가 90도 가까이 됐을 때 내렸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사고 당시 해경 상황일지에 따르면 배가 90도 가까이 기운 것은 사고 당일 오전 9시54분쯤이다. 해경 상황일지에는 16일 오전 9시54분에 "여객선 좌현 현측 완전 침수(좌현 탈출불가)"라고 나온다.
4분전인 9시50분에는 "여객선 60도 기울어진 상태로 침수 진행중"이라고 돼 있다. 즉 신모씨의 발언과 해경상황 일지를 종합하면 선원들이 탈출한 시간은 오전 9시50분에서 54분 사이의 4분 사이에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세월호와 진도해상관재센터(VTS) 사이의 교신내용에 따르면 세월호는 오전 9시17분 "배가 50도 이상 기울어졌고 선원들은 이미 브릿지(함교)에 모여 이동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통신했다.
오전 9시37분에는 "해경이나 상선들이 50m가량 접근해 있고 배는 60도 정도만 기울어져 있다"고 교신한 이후 세월호가 응답을 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생존 선원들이 교신 직후 배에서 탈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선원 신씨의 주장은 배가 기울어진 상황 등을 감안할 때 13분 이상 시간차가 나는 것으로 신빙성이 떨어진다. 혹은 다급한 상황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억을 왜곡하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
"승객들에게 퇴선명령을 내렸다"는 주장도 수사 당국은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수사당국은 조타실에서는 무전기를 통해 퇴선명령을 내렸으나 정작 선내 방송을 담당하는 선원의 경우 무전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선원의 경우 "선장의 퇴선명령을 들은 적 없다"는 입장이며 생존 승객들 역시 "'선실이 안전하니 대기하라'는 지시만 방송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