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차 안에서 '쪽잠'자며 가족들 돕는 안산 개인택시

세월호 참사 10일째인 25일 오전 10시쯤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는 50대 남성 1명이 초조하게 길가를 지켰다. 바람막이 옷을 입은 그는 다가올 누군가를 기다리며 먼 바다를 지켜봤다.
안산에서 개인 택시를 운전하는 김상도씨(57)는 여객선 침몰 사고 이후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안산개인택시조합의 공지를 들었다. 여러 동료 기사들이 실종자 가족의 위로에 작음 보탬이 되려고 앞장서 지원했다.
봉사 순번은 필요한 택시 수에 따라 결정됐다. 김씨는 24일밤 자정이 다 된 시간에 안산을 출발했다. 진도행을 원하던 실종자 가족 3명을 태우고 함께 내려왔다.
전날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업무를 한 이후였지만 피곤을 느낄 새가 없었다. 피해 가족의 아픔이 택시 안 공기로 느껴졌다. 위로의 말도 애매했다. "마음이 슬퍼서 위로도 하기 어려웠습니다." 김씨는 전했다.
김씨는 새벽 4시가 넘어 도착한 이후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시외버스터미널로 향하는 다른 가족을 태웠다. 안산으로 올라가는 희생자 가족이었다. 그는 다시 팽목항에서 희생자를 수습한 가족이 안산으로 올라갈 경우를 대비해 항구로 이동했다.

팽목항에는 김씨가 끌고 온 택시 말고도 수대의 안산 택시 차량이 보였다. 이른 아침에도 기사 10명이 대기했다. 김씨는 "이미 다른 기사분들은 안산으로 가족을 모시고 떠났다"면서 "빈 택시는 가족들 대신 끌고 온 차량을 대리운전해 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가족들을 태우고 안산으로 올라간 기사들은 다시 봉사 운전을 위해 진도로 내려왔다. 대리 운전 형식으로 귀향한 기사들은 진도행 시외버스를 이용해 서둘러 내려왔다고 했다.
안산 시내에도 자원 봉사 택시는 많다고 덧붙였다. 장례식장에서, 안산 단원고등학교에서 피해 가족의 발을 대신한 노력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있었다.
그들의 노력은 바닷바람도 막지 못했다. 깊은 밤 불어오는 차가운 바다 바람에도 택시 기사들은 팽목항을 지켰다. 담요로 차 안에서 쪽잠을 자며 이동을 원하는 가족들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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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가진 입장에서 부모는 다 똑같은 마음이겠죠. 걱정되고 눈물이 납니다."
김씨는 "잠시 영업 못하는 것이 지금 무슨 상관있겠습니까"라며 "안산 시민이 아프고, 국민들이 슬픈데 조금이라도 보탬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사코 인터뷰 사진 촬영은 거부했다. 자신은 조금의 보탬일 뿐이라며 피해 가족을 위로하려는 봉사자 분들이 많다고 했다. 피해 가족을 돌보는 따뜻한 위로가 항구를 잔잔히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