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시나리오 모으면 위기대응 매뉴얼 완성되는 것"

"최악의 시나리오 모으면 위기대응 매뉴얼 완성되는 것"

고은별 기자
2014.04.29 06:16

[인터뷰] 정영환 ㈔한국비시피협회장

정영환 ㈔한국비시피협회장/사진=고은별 기자
정영환 ㈔한국비시피협회장/사진=고은별 기자

최악의 사태로 기록될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해 안전사고에 대비한 매뉴얼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탁상 위 매뉴얼'보다는 정부 부처별 통합매뉴얼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1년부터 ㈔한국비시피협회를 이끌어 온 정영환 회장은 각종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체계론을 만들고, 교육과 훈련을 통해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2004년 말 소방방재청 산하 사단법인으로 활동을 시작한 한국비시피협회는 현재 교육과학기술부 자격기본법에 따라 기본자격인 재난관리사와 상위자격인 재난관리지도사 자격제도를 운영 중이다.

정 회장은 온 국민이 눈물 흘린 '세월호' 사고에 대해 남다른 답답함을 토로했다. 재난전문가로서 초기대응에 실패한 정부의 문제점이 낱낱이 보였기 때문일 것.

그는 이번 사고를 '관리에서의 인재(人災)가 부른 참사'라고 요약했다. 그는 "정부 부처별 매뉴얼이 마련돼 있다고는 하나 문서만 마련돼 있을 뿐 담당자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른다"며 "이 같은 문제가 바로 관리의 인재"라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 등 외국의 관리체계를 보면 상당히 합리적"이라며 "재난관리자가 아니라도 지역별·직장별 전문가들이 모여 재난의 범위를 관리, 외부에 연계하는 네트워킹까지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정부의 위기관리 매뉴얼에 대해 예·경보체계가 없다는 점, 공조가 안 돼 있는 점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현재의 위기대응 매뉴얼은 기본적인 지침일 뿐, 예상 밖 재난상황에 대비하기 미흡하고, 각 부처 간 통합이 안 돼 있어 비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참여정부 때 청와대에서 위기 관리시스템을 매뉴얼화한 것이 위기대응 매뉴얼의 시초라고 할 수 있죠. 미국에서 전시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매뉴얼을 활용, 기본적인 지침을 만들어 전 부처에 매뉴얼을 마련했어요. 하지만 이 매뉴얼의 문제는 예·경보 체계가 없다는 거예요. 사고가 발생한 이후의 내용만을 담고 있죠. 사고가 발생하기 전 예방이 가장 중요한 거 아닙니까."

이에 정 회장은 효율적인 위기대응 매뉴얼 정립을 위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모두 끄집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재난관리 체계 선진국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갖고 훈련 한다"며 "우리나라에서 일어날 개연성이 있는 모든 사고들을 매뉴얼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우선 각 부처의 재난관리부서 담당자에게 최소한의 재난관리교육을 시키고, 그 외 분야별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구성요소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그는 "부처별 재난관리 담당자가 모여 전문가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해야 한다"며 "유형별 재난상황을 모두 작성하게 하는 것이 첫째"라고 강조했다. 이어 "각 부처의 소관업무를 고려해 최악의 시나리오가 만들어 진 후엔 모든 부처가 문제를 함께 고려하면 공조체제가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정부가 재난관리에 통합적 사고를 갖춰야 한다는 주문이다. 정 회장은 "재난관리의 가장 큰 주안점은 국민의 의식사고 개념이 변화하는 것"이라며 "현장에서 전문가가 정보를 즉시 공유하고 통합매뉴얼을 통해 유관기관과 협조하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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