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같을 수가…" 세월호, 천안함과의 데자뷰

"이렇게 같을 수가…" 세월호, 천안함과의 데자뷰

목포(전남)=김훈남 기자
2014.05.08 14:52

[세월호 참사]사고 원인·장소만 다를 뿐, 정부 대응·무리한 수색·유언비어 날조 등 유사한 측면 많아

2010년 서해 백령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천안함(사진 위)과 지난달 16일 진도 인근 맹골수도해역에서 침몰한 세월호 /사진=머니투데이 포토DB
2010년 서해 백령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천안함(사진 위)과 지난달 16일 진도 인근 맹골수도해역에서 침몰한 세월호 /사진=머니투데이 포토DB

지난달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는 4년 전 서해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천안함 침몰사건과 사고 장소와 원인만 다를 뿐 사고이후 여러 측면에서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고 초기 피해자 가족들을 배려하지 못해 불신을 자초한 정부의 무능력함이나 무리한 구조 활동에 따른 2차 희생자 발생, 사고를 둘러싼 각종 유언비어 등은 4년 전 모습 그대로이거나 한층 더 악화된 모양새다. 일종의 '데자뷰'(기시감)인 셈이다.

◇사고 이후 정신 줄 놓은 정부, 변명만 급급하다 불신자초=천안함과 세월호 침몰사고 모두 사고가 발생한 직후 정부의 부실한 초기 대응과 변명 위주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가장 비교되는 예는 실종인원 파악이다. 천안함 침몰 당시 해군은 사고 다음날인 3월27일 오전에야 실종자 46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를 확인하고 평택 2함대사령부를 찾은 유족들이 부대 안으로 진입하려 하자 부대 내 긴급출동부대인 '5분 대기조'가 출동해 총을 겨눠 충돌이 일기도 했다.

세월호 침몰사고에선 사고 직후 정부는 '단원고 학생 전원을 구조했다'고 발표했다. 경기교육청은 이를 그대로 학부모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알렸다. 그러나 사고현장에서 집계를 잘못했던 것으로 곧 드러나면서 불신을 자초했다.

천안함 침몰사건 당시에도 해군은 사고 다음날 최원일 당시 함장을 유족 앞에 내세워 사고 경위를 설명하려 했으나 당시 상황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만 전달한 채 자리를 뜨는 등 형식적인 설명에 그쳤다. 또 2함사를 찾은 각 당 대표들에겐 별도의 현장 설명을 하는 '의전'을 하기도 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결국 2함사에 모여 있던 가족들 스스로 대책위원회를 꾸려 사고현장으로 향하고 사고 현장상황을 주기적으로 설명해 줄 것을 요구했다. 두 사건 모두 주도적으로 사고 수습을 해야할 군과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스스로 불신을 초래하고 적절한 수색·구조활동에 나서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게 됐다.

◇원칙없는 무리한 구조·수색, 베테랑 목숨 앗아가=무리한 수색·구조 활동으로 베테랑 잠수 인력이 희생된 것도 두 사건의 공통점이다.

고 한주호 준위는 천안함 침몰사고 5일째인 30일 잠수 도중 의식을 잃고 미 해군 구조함 살바함에서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끝내 순직했다. 해군 특수전여단 수중폭파대(UDT·Under water Demolition Team) 소속 교관이었던 고인은 사고 이후 구조요원으로 참여, 극한 상황에서 잠수를 거듭한 것이 원인이었다.

특히 천안함 사고해역의 경우 높은 파고와 거센 물살로 잠수하기에 최악에 가까운 환경이었으나 해군은 잠수요원들의 회복을 위한 감압 챔버(잠수사의 압력을 낮춰주는 회복실) 조차 충분히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일 오전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에 투입됐던 민간잠수사 고 이광욱씨가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시간반여 만에 숨졌다. 이씨는 사고 직후 현장 바지선으로 옮겨졌지만 응급처치를 담당할 의료진은 10여분 후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원인에 대해선 현재 산소공급장비 결함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된 상태로 해경이 진상파악에 나섰다.

천안함과 세월호 사고 모두 잠수시간 대비 충분한 휴식을 하도록 한 잠수의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사고 직후 응급처치를 위한 인력 혹은 장비조차 마련되지 않았다.

◇'관심끌기용' 음모론과 떠도는 유언비어들=천안함의 침몰원인과 관련한 '음모론'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사고로부터 6개월 뒤 정부는 '천안함 최종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폭침'이라고 결론을 내렸으나 '좌초설'과 '한미연합훈련당시 오발 사고로 인한 침몰' 등 제기된 각종 의혹들이 떠돌았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경우 사고원인은 과적과 부실고박, 무리한 증톤(증축) 등으로 수렴하는 모양새지만 사고 발생이후 각종 유언비어가 피해자 가족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점에선 되레 상황이 악화됐다.

민간 잠수부를 자처한 홍가혜씨는 잠수자격도 보유하지 않은 채 "현장에서 해경 관계자가 현장 투입을 막고 있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해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됐다.

한 초등학생은 세월호에 탑승한 단원고 학생을 가장해 '빨리 구조해 달라'는 글을 퍼트렸다 적발됐으며 50대 남성은 "한미연합훈련으로 세월호가 항로를 변경했다가 사고가 발생했다"는 글을 올려 최근 경찰에 검거됐다.

정미홍 정의실현국민연대 상임대표도 트위터에 "지인의 아이가 (서울역) 시위에 참가하고 6만원의 일당을 받아왔다"고 글을 올려 경찰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유언비어 유포에 남녀노소도 없는 셈. 되레 4년 전 보다 발달한 전달매체는 유언비어 확산을 위한 좋은 수단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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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남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김훈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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