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해 검찰과 경찰이 추격을 시작한지 16일째. 그러나 검경은 아직까지 유 전회장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 수사기관이 총동원돼 유 전회장의 행방을 쫓고 있지만 유 전회장은 여전히 국내를 활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월호 사고 초기부터 검찰은 유 전회장에게 사고 책임이 있다고 봤다. 검찰은 측근들에 대해 순조롭게 수사를 진행했고 유 전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신병확보에는 소홀했다. 검찰은 당시 유 전회장이 변호인을 선임해 '책임을 지겠다'고 한 말을 그대로 믿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수사 초기 유 전회장의 신병을 놓친 것은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검찰은 유 전회장이 연락이 두절된 이후 지금까지 행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7일 전후로 유 전회장이 경기 안성의 금수원을 빠져나갔다고 했지만 유 전회장은 지난달 초 금수원을 빠져나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나타났다. 사건의 가장 중요한 피의자가 이미 도주한 사실도 모른채 금수원에서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과 기싸움만 벌인 셈이다.
경찰 역시 마찬가지다. 검찰이 경찰에 금수원 주변의 검문검색 강화를 요청했음에도 검문검색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한 구원파 신도는 "금수원을 왔다갔다 하며 검문검색을 당한 경험이 별로 없다"고 했다. 검찰과 경찰의 공조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곳곳에서 나온다.
검찰은 연일 '구원파 신도들의 조직적인 수사 방해행위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날 검찰은 "10만 구원파 세력의 결사적 비호가 있다"고까지 했다. 그러나 검찰은 그 방해를 미리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했어야 맞다. 유 전회장 일가와 구원파는 종교로 묶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유 전회장을 잡지 못하면 이들의 범죄 행위에 대한 단죄는 물론 세월호 참사의 피해보상 문제를 해결할 길이 요원해진다. 세월호 사고 수습을 위해서는 최소 6000억원이라는 큰 돈이 소요될 전망이다. 검찰은 하루 빨리 유 전회장 일가를 체포해 지금까지의 실책을 만회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땅에 떨어진 검찰의 명예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