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 자료 확보, 의견개진 방침
'면소·무죄 구형' 신속처리 계획
공익대표자 본연역할 집중총력

검찰이 억울한 피해자와 희생자를 낳은 과거 사건에 대한 재심 청구방식 개선에 나선다. 당사자나 유족에게 확정판결에 준하는 재심 청구사유를 요구하던 기존 방침에서 벗어나 공익 대표자이자 객관적 법 집행기관이라는 검찰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검은 27일 서울고검 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개별 사건의 특성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정성을 함께 고려해 객관적 위치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적극적으로 재심개시 인용의견과 무죄·면소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2023년 이후 서울고검·서울중앙지검에 연간 접수되는 과거 공안사건(국가보안법위반, 집시법위반 등) 관련 재심 건수는 23건에서 137건으로 약 6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재심이 개시된 건수도 23건에서 49건으로 약 2배 늘었다. 최근 1980~90년대 탈법적 수사관행에서 비롯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재심청구도 급증했다.
그간 검찰은 형사사법 이념인 법적 안정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재심사건을 처리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위법수사에 의한 국민의 억울한 피해구제에 소홀해지는 등 실질적 정의실현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검찰이 차차 재심사건 처리방식에 변화를 주려는 이유다.
먼저 법원에서 재심개시 사유 인정 여부를 심사할 때 검찰은 적극적으로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재심개시가 타당하다는 의견을 개진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2월 검찰은 1945년 '조선정판사 위조지폐 사건' 주모자로 몰려 무기징역을 받은 고 이관술 선생의 재심사건에서 무죄를 구형했다. 검찰은 공범이 불법구금 상태로 조사받은 점을 확인해 그 진술을 증거로 제출하지 않는 등 엄격한 증거법칙을 준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사자의 신속한 명예회복 및 불필요한 절차 출석 등을 방지하기 위해 첫 기일 전 증거관계 및 구형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면소·무죄 구형 사안으로 판단될 경우 가능한 첫 기일에 결심을 진행하게 해서 신속히 사건을 처리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태훈 3차장검사는 "공익 대표자이자 인권 보호자라는 국민이 바라는 검찰의 모습을 대리하기 위해 과거사 재심사건에 대한 접근방식을 개선하려고 집중적으로 노력하는 중"이라며 "재심절차를 진행하면서도 객관성과 함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