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마침내 열리는...' 위해 편지 800통 보낸 최윤현 최게바라 기획사 대표

2014 브라질월드컵이 개막한 지난 13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도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바로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제때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던 노부부를 위해 100명이 넘는 20대 청년들이 깜짝 결혼식을 준비한 것.
'마침내 열리는 따뜻한 결혼식'이란 이름의 이 행사는 20대 청년 7명으로 구성된 '최게바라 기획사'의 작품이다. ☞관련기사:월드컵 개막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울려퍼진 결혼 축가
행사가 끝난 뒤 최윤현(29) 최게바라 기획사 대표를 만나 결혼식 뒷이야기를 들었다.
◇ 결혼식 홍보 위해 편지 800통 써…자금 500만원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최 대표는 먼저 "행사를 잘 마무리 지어서 참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무엇보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너무나 행복해 하셔서 좋고 수많은 청년들과 함께 진행해서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물론 아쉬움도 남았다. 당초 이날 결혼식을 치를 노부부는 2쌍이었으나 다른 한 쌍이 갑작스런 사고로 결혼식에 참가하지 못했다. 그는 결혼식이 취소돼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계속 아른거린다고 털어놨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란 거대한 장소를 빌려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최 대표는 이번 행사를 홍보하기 위해 국회의원, 연예인, 성직자 등에게 일일이 행사를 소개하는 편지를 썼다. 보낸 편지수만 어림잡아 800통이다. 그는 "처음에는 모두 손편지로 쓸 계획으로 시작했지만 중반 정도 넘어가니 도저히 안되겠어서 출력한 편지로 대신했다"고 웃었다.
그의 노력이 헛된 것은 아니였다. 이미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축의금을 보내왔고 정청래 새정치연합 의원과 방송인 임성훈씨는 축하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보냈다.
또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목표액 500만원을 채웠고 이날 행사를 찾은 관객들과 사전에 모집한 '서포터즈'에게 소정의 축의금도 받았다.
◇ "청년들에게 사회를 움직일 에너지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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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에게 이번 행사를 기획한 계기를 묻자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간단한 답이 돌아왔다. 그는 "내게 가장 중요한 동력은 언제나 '하고 싶다'는 마음"이라며 "창업이라는 어려운 길을 택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밝혔다.
학창시절부터 사회와 사람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청년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실천하는 곳"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최게바라 기획사는 "어제 상상하고 오늘 기획하며 내일 실행한다"를 '모토'로 지난해 여름 탄생했다.
최게바라 기획사는 탈북청년과 직접 대담을 나누는 '남북청년 토크콘서트', '일기예보' 출신 가수 나들과 함께 골목상권을 돕는 '골목콘서트' 등 행사를 기획해 왔다. 탈북청년과 남한의 청년이 이야기를 나누는 '남북청년 토크콘서트'의 경우 영국 공영방송 BBC가 직접 취재해 가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최 대표에게 꿈을 묻자 "청년들이 힘든 시대를 보내고 있지만 나는 우리에게 한국사회를 움직일 강한 에너지와 재능이 있다고 믿는다"며 "청년 세대가 주축이 된 최게바라 기획사를 통해 사회의 변화를 이끌고 싶다"고 답했다. 쿠바의 혁명가 '체 게바라'를 가장 좋아한다는, 그다운 대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