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군사관학교 예비생도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기초훈련 과정에서 폭행과 얼차려 등 가혹행위가 자행된 사실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드러났다.
9일 인권위에 따르면 공군사관학교 예비생도였던 A씨는 기초훈련 중 지도 생도들과 교관 등 6명으로부터 폭행, 얼차려, 폭언, 강제 취식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취지로 지난 2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구보 중 무릎·허리 부상을 당한 A씨는 생활지도생도 B씨가 자신의 부상을 의심하며 왼쪽 무릎을 폭행하고, 평소 다수 예비생도 앞에서 얼차려를 시키며 "너네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냐"고 폭언했다고 밝혔다.
또 B씨가 자신을 비롯한 예비생도들에게 맘모스빵과 1.5ℓ 음료를 지급한 뒤 "늦게 먹는다"며 빨리 먹을 것을 강요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하자 "식사할 필요 없다"며 밥을 두 차례나 굶게 했다고도 주장했다.
훈련지도생도 C씨 역시 다른 생도 앞에서 폭언을 일삼고 부상 부위를 자극하는 얼차려를 수차례 시켰으며, 단체 채팅방에서 오간 자신에 대한 조롱적 발언을 읽으며 퇴교를 압박했다는 게 A씨 주장이다.
일부 피진정인들은 폭행 사실은 부인하면서도 얼차려와 폭언 부분은 인정했다. 다만 과도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인권위 군인권보호위원회는 같은 달 23~25일 다른 예비생도들을 상대로 설문·면담 등 현장 조사를 실시한 결과 B·C씨의 폭언, 얼차려, 음식 섭취 강요 등 식고문 행위가 실제로 있었으며 이는 인권침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예비생도들은 피진정인들이 "큰 빵과 음료를 10분 내 다 먹지 않으면 다음 날 식사를 못하게 한다고 해 다 먹고 얼차려 받다가 토했다", "목욕탕에서 나체로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동작으로 얼차려 받았다" 등 피해를 진술했다.
인권위는 "교육생 신분인 사관생도들이 민간인 신분 예비생도를 대상으로 사실상 군기 훈련을 실시하는 지금의 교육 형태는 법령 위반의 소지가 크다"면서 국방부 장관에게 기초훈련에 대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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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는 또 공군사관학교장에 B·C씨 등 가혹행위 관련자 징계를, 공군참모총장에겐 학교에 대한 특별 정밀진단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