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503명이 '세월호 피해자' 곁을 지킬 겁니다"

"저희 503명이 '세월호 피해자' 곁을 지킬 겁니다"

황재하 기자
2014.06.20 06:22

[인터뷰]이명숙 세월호 참사 피해자지원 및 진상조사 특별위원장

이명숙 대한변호사협회 세월호 참사 피해자지원 및 진상조사 특별위원장 / 사진=법무법인 나우리 제공
이명숙 대한변호사협회 세월호 참사 피해자지원 및 진상조사 특별위원장 / 사진=법무법인 나우리 제공

"혹시 아직 돌아오지 못한 분들의 가족 계십니까? 하실 말씀이 있으면 자유롭게 하셔도 됩니다."

지난 17일 광주지법 형사 11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세월호 선원 15명에 대한 2차 공판 준비기일. 이례적으로 재판장이 방청객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겠다며 마이크를 전달했다. 발언권을 얻은 경기 안산 단원고 실종 학생의 어머니는 "조금만 신경썼다면 살릴 수 있는 아이들이 지금 돌아오지도 못해 너무나 답답하다"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이명숙 대한변호사협회 세월호 참사 피해자지원 및 진상조사 특별위원장(51)은 22장짜리 서류를 꺼내 보였다. 여기에는 '피해자들이 재판 과정에서 진술할 권리를 보장해 달라', '되도록 쉬운 용어로 설명해 달라', '상처가 될 수 있는 표현을 삼가 달라' 등의 당부가 빼곡히 적혀 있다.

이는 특별위원회가 재판 전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다. 실종 학생 어머니가 법정에서 심경을 토로할 수 있었던 것은 재판부가 특별위원회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한 결과였다고 이 위원장은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재판부의 협조에 대해 설명하다 몇 차례나 '감사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법원의 작은 배려와 관심이 가족들에게 많은 위로를 준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변협은 상임이사회를 열고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 과정에서 진통도 있었다. 다른 변호사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일이라는 비판도 있었고, 피의자가 아닌 피해자들을 위해 변호사가 할 일이 뭐가 있겠냐는 비관론도 나왔다.

이 위원장은 '미국 911사태 때 변호사협회인 ABA가 공익변호인단을 만들었듯 우리도 국가적 참사를 맞아 피해자들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강하게 밀어붙였다. 막상 특별위원회를 꾸리고 보니 우려와 달리 참가 신청이 쏟아졌고, 현재 변호사 503명이 특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구성된 특별위원회는 피해자들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언론 모니터링을 통해 희생자·실종자 가족의 2차 피해가 없는지 감시했고, 문제가 되는 내용은 수정을 요구했다.

이들은 가족들을 일일이 만나 그들이 겪은 모든 것들을 기록해 세월호 관련 재판에 증거로 제출하고 있다. 이번 참사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정리하고 가족들의 의견을 반영한 특별법 제안서를 만들었고, 오는 7월2일 국회에서 이를 발표하는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또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굵직한 사건이 터질 때면 언제나 현장에 특별위원회 소속 변호사들이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관련 재판은 물론 가족들이 사과를 요구하며 KBS와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나 경찰이 가족들을 미행했다는 의혹이 터졌을 때도 감정적인 대응이 아닌 법적인 권리를 찾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주고 돌발행동을 막기 위해 현장을 지켰다.

이 위원장은 "변호사들이 힘을 모아 피해자들을 도울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변호사 사회가 단순히 자신들의 이익만 대변하기보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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