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비교성향 명암과 시사' 발표 "비교성향으로 기부·절전 이끌 수 있어"
타인과 비교하는 성향이 강할수록 경제적 성과가 높았지만 삶의 만족도는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비교성향과 같은 행동특성을 정책설계와 집행에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20세부터 69세의 전국 성인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비교성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가 담긴 '비교성향의 명암과 시사점'을 12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타인과 비교하는 성향이 강할수록 경제적 성과가 높고 소비성향이 높았다. 소득 변수를 제외하고 성별,연령, 학력, 지역 등을 통제해 소득창출 잠재력이 비슷한 사람끼리 비교한 결과 경제적으로 '더 잘나가는' 경향을 보였다.
또 비교성향이 강한 사람은 빚을 지면서도 높은 수준의 소비생활을 하려는 과소비 경향이 강했다. 5점 척도의 비교성향이 1점 높을 수록 주당 쇼핑시간이 9.2% 증가하고, 가구수준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5.1% 증가했다.
반면 비교성향이 강할수록 정신건강과 행복감, 삶의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비교성향이 강할수록 지난 1년간 입원 경험 비율이 높았고 음주하는 비율도 높았다.
비교성향이 강할 때 불안감, 스트레스, 우울증, 불면증, 고독감이 높았고 사소한 걱정, 실패감, 식욕부진 등 종합적 심리건강지수도 현저하게 나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주변사람들의 생활수준을 자기보다 높게 평가할 수록 자신의 행복감이 낮다는 것도 확인됐다.
비교성향이 강한 사람은 타인의 눈을 의식하는 경향이 강해 주변 의견을 따르고 남들의 행동을 따라하는 집단추종(herding) 경향을 보였다. 또 그렇게 할 때 안심하는 경향이 더 강했다.
비교성향이 강한 사람은 행복한 삶의 개념에 대해 타인이나 사회에대한 기여보다는 개인적 영달과 안락을 누리는 삶을 중시했다.
한국인은 비교성향이 강한 편으로 조사됐다. 주변의 다른 사람과 생활수준을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35.6%는 비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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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의식하는 비교성향을 이용해 공익에 기여하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교성향이 강한사람은 경제력은 높지만 이타적인 행동에 소극적이지만 비교를 통한 주변의 압력을 이용해 이타적인 행동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자신이 무기명으로 자선단체에 1만원씩 후원하고 있다고 가정했을 때 성금봉투가 준비되지 않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지폐를 그대로 내게 됐을 때 금액을 늘리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자선단체가 더 절박한 상황을 호소해도 금액을 늘리지는 않는 경향이 강했다.
KDI는 이 같은 비교성향을 정책의 설계와 집행에 적극 활용할 것을 주장했다. 영국은 최근 세금고지서에 "영국인 10명 중 9명은 제때 세금을 냅니다. 현재 귀하는 아직 세금을 안낸 소수에 속합니다"라는 문구를 넣어 성실납세 실적을 높인 바 있다. 이처럼 사람들의 행동특성을 정책에 잘 활용해 비용을 줄이고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KDI는 또 현재의 한국 사회를 경제성장률 저하, 양질의 일자리 창출둔화를 배경으로한 제로섬 상황, 단선적 경쟁 격화 등으로 비교성향의 순기능이 축소 됐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상향비교가 발전의 촉매가 되려면 △비교목표와 간격이 너무 멀지 않고 △쫒아갈 수단이 있으며 △경쟁이 가능해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