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산케이…검찰이 비판당하는 '진짜' 이유는?

카카오톡·산케이…검찰이 비판당하는 '진짜' 이유는?

김만배·김미애·이태성·김정주·황재하 기자
2014.10.11 05:00

[서초동살롱<33>]두 사건 모두 대통령 관련…'권력층 비호' 의혹 불거져

검찰이 나라 안팎의 비판으로 내우외환을 겪고 있습니다. 인터넷 공간에서의 명예훼손에 '선제적 대응'하겠다고 밝혀 스마트폰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 검열 논란이 일었고,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의혹을 제기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48)을 기소해 일본 정부가 항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명예훼손을 근절하겠다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는 이유가 뭘까요?

참여연대가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검찰의 사이버 명예훼손 수사 강화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사진=황재하 기자
참여연대가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검찰의 사이버 명예훼손 수사 강화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사진=황재하 기자

◇'사이버 망명'까지 부른 카카오톡 검열 논란

대검찰청은 지난달 정부 부처들과 인터넷 포털사를 모아 대책회의를 열고 '사이버허위사실유포 전담수사팀'을 서울중앙지검에 설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최초 유포자뿐 아니라 유언비어를 확산하거나 전달하는 이들까지 엄벌하고, 중대사범은 원칙적으로 구속수사하겠다는 강경한 방침도 밝혔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며칠 뒤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해명에 나섰습니다. 카카오톡은 물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인터넷상 '개인적인 공간'을 들여다보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입니다.

검찰이 해명에 나선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검찰이 밝힌 이른바 '선제적' 대응이 곧 '사이버 감시'라는 불안감이 확산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정기관이 사적인 대화가 오가는 메신저 앱을 감시할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해외에 서버를 둔 메신저로 '사이버 망명'을 떠나는 이들까지 생겨났습니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불붙은 논란은 식지 않고 있습니다. 검찰은 '공개적인 공간'에 대해서만 사이버 수사를 벌이겠다고 밝히면서도 정작 공개적인 공간이 무엇인지는 명확한 기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1일 '인터넷 검열 중단을 요구한다'며 김진태 검찰총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했습니다.

◇가토 지국장 기소…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비판

가토 지국장은 지난 8월 '박근혜 대통령이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습니다. 국내 한 일간지의 선임기자가 쓴 기명칼럼을 인용, 세월호 참사 당일인 지난 4월16일 박 대통령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것과 관련해 사생활 의혹이 있다는 내용을 다룬 것입니다.

검찰이 가토 지국장을 기소하자 일본은 정부와 언론이 동시에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일본 외무성은 김원진 주일 대사관 정무공사에게 항의의 뜻을 전했고, 산케이신문과 마이니치신문, 아사히신문 등 언론에서도 비판적인 기사를 내놨습니다.

비판이 일본에서만 나온 것은 아닙니다. 국제언론인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도 "뉴스 매체가 정치인들의 행동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국내 제1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가토 지국장 기소에 대해 "언론 자유 하락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검찰이 비판받는 진짜 이유는?

검찰이 취한 조치들은 사실 사정기관으로서 충실한 임무 수행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자살에까지 이르는 극심한 피해를 일으키는 인터넷 공간의 명예훼손을 근절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했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사범에 대해 고발을 접수받고 수사에 나섰으니까요.

그러나 논란이 끊이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두 사건 모두 대통령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거나 그렇게 여겨지고 있는 것입니다.

검찰은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고 말한 뒤 2일 만에 사이버 명예훼손 근절 대책을 내놨고, 보수단체인 '자유청년연합'이 가토 지국장을 고발한 지 3일 만에 가토 지국장을 출국금지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의 발언 직후, 또는 대통령과 관련된 사건에 대해 검찰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재빨리 대처하자 '권력층을 비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의혹이 나온 것입니다.

과연 이같은 의혹이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데서 비롯한 것일까요? 정말 검찰의 발빠른 대응이 주변 상황과 맞물려 대통령을 옹호하기 위한 조치로 오해받는 걸까요?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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