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명칭 동의없이 사용" vs. 이데일리 "실질적 주관사는 경기과기진흥원"

지난 17일 경기 성남시 판교벤처밸리 페스티벌에서 환풍구 붕괴사고가 발생하며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 지자체와 행사 주관사 측이 책임 떠넘기기 공방을 벌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김남준 사고대책본부 대변인은 18일 오전 10시 경기도 분당구청에서 3차 브리핑을 열고 사고가 발생한 축제 팜플릿에 경기도와 성남시가 주최 측으로 명시돼 있는 점에 대해 "주최 측이 동의나 사전 협의 없이 지자체 명칭을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축제 팜플릿 상에 나와있는 것과 달리 경기도나 성남시가 이번 행사의 주최자가 아니라고 부인한 것이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예산 지원을 약속한 상태였지만 아직 집행이 이뤄지진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해당 행사는 행사 주관사가 2억원의 예산을 들여 사업추진을 주관한 것으로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1960만원의 지원을 결정했으나 미지급 중"이라며 "주관사인 이데일리는 본 사업추진의 편의를 위해 기관 검토나 동의 없이 명칭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도와 성남시는 이번 행사와 관련해 이데일리로부터 주최자가 돼 달라는 요청을 받은 바가 없으며 이데일리는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의 묵인 하에 경기도와 성남시를 주최자 명칭으로 사용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경기도와 성남시 측에서 안전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성남시 조례에 의하면 이번 행사가 개최된 판교 유스페이스 앞 광장은 사전 허가나 신고를 받을 대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행사현장을 챙길 법적 의무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행사 주관사인 이데일리 측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이같은 대책본부의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실질적으로 행사를 주관한 것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라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개막식 축사를 하고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측에서 개막식 환영사를 하기로 돼 있던 행사"라며 "지자체가 행사를 몰랐고 협의한 적도 없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는 1억여원을 들여 가수 섭외만 하고 그들에게 출연료를 제공했을 뿐 해당 행사의 장소 섭외부터 안전 문제까지 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측에서 주관했다"며 "그들이 경찰과 소방에도 안전 요청 공문을 보냈으나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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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측이 경찰과 소방에 보낸 공문 때문에 분당소방서로부터 연락이 와 회사 관계자가 직접 소방서를 방문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당소방서 방문까지 했으나 경찰과 소방 측이 안전관리 협조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에 자살한 진흥원 관계자가 가지고 있을 내부운영계획 등에 안전관리 책임은 진흥원에서 하기로 명시돼 있는 등 행사를 그들이 주관했다는 세부내용이 다 들어있을 것"이라며 "이번에 그가 자살하자 지자체에서 이런 식으로 다 떠넘기는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분당소방서 관계자는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공문을 보낸 것은 사실이나 방문한 적은 없고 전화 통화를 했다"며 "소방 안전관리 협조를 거부한 게 아니라 구급차 대기 요청이 있었는데 행사장 인근 119안전센터에서 대기하는 것으로 협의됐다"고 반론했다.
이데일리 측은 그러나 사망자가 16명에 이르는 심각한 사고이며 본인들이 행사 주관사기 때문에 책임에 대해 인정하고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7일 오후 5시53분 경기 성남시 판교 야외광장에서 공연 중 환풍구가 무너지며 관객 25명이 지하 4층, 20m 깊이의 환풍구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명은 환풍구 인근에 있다 부상을 당했다. 이중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당했으며 부상자 11명 중 중상자는 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