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채팅방 대화도 명예훼손죄 성립 요건 모두 갖춰…서로간 비방만 아니면 처벌 가능


최근 국민대 모학과 남학생들이 단체 카카오톡 방을 개설해 여학생 사진을 올려놓고 성희롱 수준의 음담패설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카톡방 대화에는 '가슴은 D컵이지만 얼굴은 별로니 ○○○ 하자' 등 입에 담기 힘든 내용들로 가득찬 것으로 알려졌다.
카톡방은 일반적인 온라인 커뮤니티나 포털사이트와 달리 폐쇄성이 높다. 참여자들 사이에서 오가는 대화내용을 채팅방 참여자가 아니면 알기 어렵다. 국민대 사건과 같은 '음담패설' 카톡방이 언제 어디서나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톡 단체방이나 라인 등에서 오가는 음담패설을 처벌할 수 있을까. 결론은 성폭력·성희롱 등으로 처벌할 수 없으나 명예훼손으로는 충분히 처벌이 가능하다.
현재 우리나라 성폭력·성희롱 관련 법률에는 직접적인 대면 발언이 아닌 카카오톡과 같은 채팅방에서 일어난 성희롱적 발언을 처벌하는 규정은 없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력 처벌 특례법이나 형법상 성 관련 범죄로는 카톡방에서 오간 음담패설을 처벌하기 어렵다"며 "다만 전체적인 대화 내용의 맥락에 비춰 피해자가 누군지 특정할 수 있는 경우라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으로는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명예훼손 성립의 필수요건 '공연성'
형법 제307조는 명예훼손을 '공연히 사실이나 허위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라고 규정하고 있다.
정보통신망법에서는 형법상 명예훼손죄에 대한 특칙으로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에서의 명예훼손 관련 규정을 두고 있다.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 혹은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에게 최소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부터 최대 7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있다.
2개 법률은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한 조건으로 '공연히' '공공연하게' 등 '공연성'을 들고 있지만 기준이 불분명하다.
법률상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유포한 사실이 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공연성이 결여돼 명예훼손으로 처벌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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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채팅방 대화, 인원수 관계없이 명예훼손 성립?
경찰은 카카오톡·밴드 등 모바일 채팅방에서 오고 간 모욕적인 발언이나 음란한 부호·문언 등에 대해 현행법상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불특정 또는 다수가 대화내용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고 문제된 발언이 외부로 전파되는 것도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국 관계자는 "다수가 참여하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의 경우 대화에 참여한 주체들이 주고 받은 내용을 공유하는 만큼 공연성 요건을 충족한다"며 "채팅방 참여자들이 가족이나 자식 등 혈연관계가 아니라면 외부로 전파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공연성과 전파성 모두를 갖춘 만큼 피해자만 특정되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한다는 설명이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국 관계자는 "두 사람이 1대1일 채팅방을 개설해 제3자를 모욕하거나 성희롱한 경우에도 피해자만 원한다면 명예훼손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단체 채팅방이든 일대일 채팅방이든 대화에 참여한 사람수에 관계 없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는 것이다.
다만 제3자가 아닌 상대방에 대해 모욕이나 음담패설을 하는 경우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수 없다. 상호간 주고 받은 대화내용을 캡처해 신고해도 처벌은 불가능하다.
사이버수사국 관계자는 "일대일 채팅에서 나온 양자 간 비방은 두 사람만 알고 있는 사적인 대화와 같아 공연성이 결여됐다"며 "신고를 하기 전에는 다른 사람이 알 수 없어 전파성을 가졌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