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成리스트' 수사 타이밍

[기자수첩] '成리스트' 수사 타이밍

양성희 기자
2015.06.26 03:32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격언이 공감을 사듯 세상만사가 타이밍의 예술로 빚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찰 수사 역시 그렇다. 보안과 절차상 많은 것이 공개될 수 없는 검찰 수사에서 타이밍에 담긴 함의는 남다르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꾸려진 검찰 특별수사팀은 대검찰청의 지시에 따라 당초 이번주 중 수사를 종결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수사 미진을 지적하는 여론의 뭇매가 계속되자 검찰이 꺼내든 카드는 '보강 수사'가 아닌 '제3의 인물 수사'였다. 리스트 밖 인물인 노건평씨와 김한길·이인제 의원이 돌연 수사선상에 오른 것이다. 범죄혐의가 발견됐다면 리스트에 국한하지 않고 수사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문제는 타이밍이다. 왜 하필 수사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이냐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리스트에 기초했을 뿐 한정해서 수사하지 않았다. 수사원칙 이외 요소를 고려한 적은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전했다. 결국 검찰은 의혹의 몸통은 파헤치지 못하고 엉뚱한 시점에 '면피성 곁가지 수사'로 시간을 벌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수사의 단초이자 몸통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남긴 '리스트'였다. 검찰은 리스트 8명 중 6명에겐 면죄부를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병수 부산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 허태열·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병기 현 비서실장 등 5명에 대해서는 밋밋한 서면조사를 벌인 것이 전부였다. 당초 기대한 대선자금을 겨눈 수사로는 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검찰이 노린 타이밍을 더욱이 납득하기 어려운 건 리스트 속 인물들과의 형평성 문제 때문이다. 뒤늦게 수사선상에 오른 노씨와 두 의원은 리스트 6명에 비해 범죄혐의가 구체적으로 특정된 것이 아닌데도 소환대상이 됐다. 수사기법을 지적하는 목소리에 대해 검찰은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2명의 전직 청와대 비서실장은 공소시효가 면죄사유가 됐지만 노씨는 공소시효 만료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소환된 점도 의혹을 더했다. 조만간 예정된 수사결과 발표가 검찰이 아닌 국민의 시선에서 '좋은 타이밍'이길, 남아있는 기대감을 끌어모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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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희 기자

머니투데이 양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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