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부가 2017년 폐지될 예정이었던 사법시험을 2021년까지 4년간 더 유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대부분의 로스쿨생들은 3일 법무부의 발표에 반감을 드러냈다. 이미 수년 전 사회적으로 합의가 이뤄졌던 내용이 뒤집어진 만큼 다소 감정적인 반응들이 다수를 이뤘다.
지방의 한 로스쿨생 김모씨(28)는 "사시 존치와 폐지 논의는 수많은 로스쿨생들의 인생이 달린 문제"라며 "정부가 손바닥 뒤집 듯 제도를 바꾸는 듯한 태도는 매우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로스쿨 출신은 영원히 서자(庶子) 취급을 받게 되는 것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행 로스쿨 제도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례만 확대해 여론몰이 식으로 논의되는 현 상황이 아쉽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의 한 로스쿨생 이모씨(31)는 "로스쿨 도입 당시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던 것이 평등한 기회의 제공이었다"며 "실제로 다양한 계층의 학생들이 로스쿨에 존재하는 만큼 일부 고위층 자제 논란이라든지 '돈스쿨' 논란만 로스쿨의 폐해로 부각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 '개천에서 용이 나게 해야한다'는 이유로 사시 존치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 말은 법조인이 되면 '용'이 된다는 것인데 로스쿨을 통해 법조인을 양산하도록 한 것은 이른바 '법조 카르텔'로 일컬어지는 특권 의식을 타파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느냐"고 반문했다.
'올것이 왔다'는 식의 자조섞인 반응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로스쿨생은 "현재 사시 출신 법조인들이 막대한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이 기득권 계층이 어떻게든 사시 존치를 이뤄낼 것이라고 예상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국 25개 로스쿨 원장으로 이뤄진 법학전문대학원 협의회는 "법무부가 '박근혜 정부는 국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킨다'는 방침을 스스로 저버렸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협의회는 "법무부는 합당한 사유에 근거한 이성적 판단을 하지 못하고 사시 연장이라는 미봉책을 내놨다"며 "이는 우리 법치주의의 수준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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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회는 또 "믿음의 법치를 강조하던 법무부는 2009년 만들어진 법률을 믿은 로스쿨 진학자 1만4000여명과 그 가족들의 신뢰를 무시하고 '떼법'을 용인했다"며 "이제 법무부는 '떼법의 수호자'가 됐다"고 비난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17년 폐지될 예정인 사시를 2021년까지 4년간 유예하면서 폐지에 따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법무부는 이같은 방침이 입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사시를 무조건 존치하겠다는 뜻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가 사시 논의에 대한 최종 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당장 사시가 폐지되는 것은 아니니 존치 입장일 수 있고, 4년 뒤 폐지가 되는 것이니 폐지 입장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