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수당은 학원비?"…'우왕좌왕' 복지부, 서울시 난감

"청년수당은 학원비?"…'우왕좌왕' 복지부, 서울시 난감

남형도 기자
2016.06.16 16:07

수용 분위기로 가던 '청년수당', 복지부 돌연 '불수용' 발표…서울시 "실무선서 합의해놓고 갑작스레 입장 바꿔 당황"

강완구 사회보장복지위원회 사무국장이 3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서울시 청년활동비 지원사업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강완구 사회보장복지위원회 사무국장이 3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서울시 청년활동비 지원사업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시가 추진 중인 '청년활동 지원사업(이하 청년수당)'이 내달 시행을 코앞에 뒀지만 보건복지부의 '오락가락' 행정에 혼란을 겪고 있다. 청년수당이 '포퓰리즘'이란 보건복지부 비판에 서울시가 취업·창업활동으로 제한키로 했지만, 복지부는 보다 직접적인 구직활동에만 제한하라며 불수용 방침을 밝혔다. 특히 그간 서울시와 실무선에서 협의를 거쳐온 복지부가 수용 분위기로 가다 돌연 입장을 바꾸자 시에선 적잖게 당황스럽단 분위기다.

서울시와 복지부는 지난해 11월 '청년수당' 발표 이후부터 갈등을 이어왔다. 서울시는 장기간 사회진입을 못하는 청년들에 최소한의 교육비·교통비·식비를 보장하잔 차원에서 월 50만원을 지급하겠다 했지만, 복지부는 이를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로 규정하며 비판했다. 특히 복지부는 청년수당이 사회보장제도에 해당하기 때문에 협의를 하라고 시에 요구했다. 갈등이 커져 결국 양측간 소송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이후 서울시는 복지부와 협의하겠단 뜻을 밝혔고, 무분별한 지급이 될 수 있단 복지부 뜻을 일부 반영했다. 시가 지난 10일 복지부에 낸 '청년활동지원사업 수정제안서'엔 지급 범위를 '취업·창업지원자'로 제한하겠단 방침이 담겼다. 복지부가 모니터링 방안을 강구하란 의견도 수용해 시는 청년들의 활동에 대해 현금영수증 등도 제출토록 내용을 보완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같은 절충안은 시와 복지부 간 실무선에서 서로 간에 일정 부분 합의한 내용을 담은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도 복지부가 수정해서 낸 사업계획서에 대해 이번엔 수용 방침을 밝힐 것으로 기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시의 청년정책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박 시장은 정부 여당의 비판에 직면한 청년수당과 관련해 정부와 여야, 지방정부가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서울시 제공) 2015.12.10/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시의 청년정책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박 시장은 정부 여당의 비판에 직면한 청년수당과 관련해 정부와 여야, 지방정부가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서울시 제공) 2015.12.10/뉴스1

이후 15일 복지부가 수용 방침을 정했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미세한 조정 절차는 남아있지만 복지부가 수용 방침을 정했고, 이에 따라 내달 청년수당 시범사업 시행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란 내용이었다. 여론에 보도된 복지부 내부 분위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날 오후 돌연 분위기를 바꿔 '청년수당'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년수당 사용범위도 학원·취업상담 등 구직활동과 직접 연관된 것으로 제한해야 한단 것이 복지부의 설명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16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서울시가 낸 수정안에선 구직활동과 직접 연관이 없는 개인적인 활동, NGO 활동 등도 터주고 싶은 것 같은데 부적절한 것 같다"며 "예를 들면 학원수강 같이 직접 받는 교육이나 취업상담 등 직접적인 구직활동으로 제한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사실상 실무선에선 협의를 마쳐놓고 복지부가 입장을 바꾸는 등 우왕좌왕하는 것에 대해 적잖게 당황하는 분위기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복지부와 새로운 정책수요대상이 있단 점에 대해 합의를 했고, 그 내용을 정리해 수정안을 보내줬다. 이후 구두로는 결재가 났다고 통보 받았는데 불수용이라 하고 개인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협의했던 신뢰관계가 깨진 것이고, 서울시 입장에선 예정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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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도 기자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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