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기상레이더, 제2의 우면산 산사태 막는다

[기고]기상레이더, 제2의 우면산 산사태 막는다

고윤화 기상청장
2016.06.24 08:55
고윤화 기상청장/ 사진제공=기상청
고윤화 기상청장/ 사진제공=기상청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참전국들은 적군의 비행기 위치를 파악하고자 '레이더'를 개발했다. 그러던 중 레이더가 적군의 비행기뿐만 아니라 빗방울·우박·눈송이에도 반응해 기지국으로 전달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전쟁이 끝난 후 레이더는 본격적으로 기상예보를 위해 사용되기 시작했다. 기상레이더는 이렇게 탄생했다. 전쟁이 만든 발명품으로.

기상레이더는 대기중에 전파를 발사한 후 강수입자에 부딪혀 산란돼 돌아오는 신호를 통해 강수지역·강수강도·강수대의 이동속도 등을 탐지하는 기상관측장비다.

기상청에서 운영중인 10대의 기상레이더는 우리나라의 강수지역 감시를 위해 한반도 전역을 구석구석 관측하고 있다. 각 레이더에서 관측된 자료는 3차원 영상으로 합성돼 위험기상을 감시하고 예측하는 데 활용되며, 날씨 뉴스에서 볼 수 있게 된다.

2011년 7월 우면산 집중호우처럼 작은 지역에서 급격히 발달해 급작스레 많은 비를 뿌리는 국지적 돌발 호우는 첨단 수치예보모델로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기존 우량계 역시 관측지점 수가 작아 강수지역을 상세하게 포착해 내기 어렵다.

이럴 때 기상레이더가 강수의 내부를 촬영하는 엑스레이와 같은 역할을 한다. 돌발 호우가 지상에 도달하기 수십분 내지 1시간 전에 상층의 호우 징조를 포착, 예보관과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어 그 중요성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

기상청은 1969년 12월 서울 관악산에 최초로 기상레이더를 설치한 이래 점차 레이더 관측 지점을 늘리고 첨단화해왔다. 2014년부터는 기존 기상레이더보다 정확하게 강수량을 추정할 뿐만 아니라 눈·비·우박과 같은 강수의 종류도 구분해 낼 수 있는 첨단 이중편파레이더를 도입·구축하기 시작했다.

기상청은 기존 보유하고 있던 10대의 기상감시용 레이더 중 백령도와 진도, 면봉산에 위치한 3대를 이중편파레이더로 교체했다. 전체 기상레이더 교체는 3년 뒤인 2019년에 완료할 예정이다.

특히 기상청은 올해부터 도시열섬 현상으로 여름철 국지적 돌발 호우가 발생하기 쉽고, 인구가 집중돼 작은 돌발호우에도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수도권을 대상으로 '돌발 호우 조기 감시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다. 현재 수도권의 국지 호우 징조를 먼저 포착하고 상세한 강수 모양을 제공할 수 있는 '연구용 소형레이더'(X-밴드·관측반경 60km) 3대의 도입을 진행중이다.

기상청은 첨단 기상레이더의 교체와 함께 레이더 영상자료 분석기술의 첨단화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강수량 추정 정확도는 43%에서 70%로 향상됐고, 첨단 이중편파레이더의 도입이 모두 완료되는 2019년엔 선진국 수준인 80%까지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울러 기상예보 정확도 향상과 우박 등 돌발성 특이 강수현상에 대한 사전 대비를 위해 기상청은 비강수-강수영역 정보· 눈·비·우박 등 14종 강수 판별 기술을 개발, 예보관과 지역 방재유관기관에 제공중이다.

앞으로 기상청은 기상재해로부터 국민안전을 확보하고자 이중편파레이더 관측 자료를 더욱 고품질화하고, 다양한 분석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 데 노력할 계획이다. 또 국가안보와 재해예방 등 의사결정을 위한 지원 서비스도 체계화해 우면산 산사태와 같은 국지적 돌발 호우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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