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종로구, 규제 50m 무시하고 고층청사 증축 강행

[단독]종로구, 규제 50m 무시하고 고층청사 증축 강행

윤준호 기자
2016.07.01 03:55

제한 높이 50m 구역 내 들어설 신청사…실무진 우려에도 구청장 "알아서 할테니 70m로" 강요

종로구청이 건물 높이를 50m로 제한하는 규제를 무시하고, 신청사 증축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의 개발계획을 어긴다"는 우려에도 구청장은 "괜찮다"며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30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종로구청 증축·리모델링 사업추진경과 회의록'에 따르면, 김영종 종로구청장(63)은 지난달 17일 설계 공모(RFP·Request For Proposals) 지침 수립회의에서 "신청사의 최고 높이는 주변 빌딩들을 고려할 때 70m가 맞다"며 "70m가 가능하다는 전제로 용역을 진행해달라"고 주문했다.

종로구청은 올해 2월부터 RFP 지침 수립작업에 들어갔다. RFP는 시공에 앞서 건물의 콘셉트를 결정하고 발주자의 요구사항을 정리해 담는 제안요청서다. RFP에 명시된 지침에 따라 건물 기본설계가 만들어져 업계에선 RFP수립작업을 '첫 단추를 꿰는 일'에 비유한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9일 '2025 도시환경정비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종로구청이 위치한 '종로 북쪽·덕수궁 일대'는 역사·문화 보존 차원에서 건물 높이가 50m로 제한된다. 애초 68m, 17층 높이로 건물을 짓고 임대사업으로 수익을 내려고 한 종로구청의 계획에 변수가 생긴 셈이다.

김 구청장은 RFP 지침 수립회의에서 "서울시 정책의 높이 제한을 어겨도 되냐"는 우려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우리 스스로 50m로 해야겠지만, 그건 아니라고 본다"며 "적절한 선에서 우리가 (높이를) 조정해도 시 공무원들은 그냥 따라가게 돼 있다"고 답했다.

또 "시장이 바뀐다고 정책이 왔다갔다하면 도시의 큰 정책들이 흔들리고, 결국 도시가 무너진다"며 "(높이가) 높아졌다, 낮아졌다 이건 말도 안 된다. 그럼 엉망이 되는 거다"고 말했다.

지하주차장 신축 문제에서도 김 구청장의 태도는 다르지 않다. 구청이 원하는 청사 남측 하부에 지하주차장을 지으려면 도시계획시설 중복 지정 등 법적 절차가 필요한데, 이를 "굳이 안 지켜도 된다"고 밝혔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관계자가 "지금으로선 지하주차장 건설이 법적으로 불가하다"고 지적한 데 대해 김 구청장은 "국가 땅을 국가가 쓰는데 그런 건 관계없다"며 "(서울시도) 거의 신경 안 쓰니 남측 하부는 주차장으로 쓰는 걸로 결정을 하라"고 다그쳤다.

캠코에서 불법의 우려가 있다고 다시 문제를 제기했지만 김 구청장은 "여길 파나 저길 파나 공사비는 똑같잖냐"며 "우리가 알아서 하니까 그냥 괜찮다고 하면 다 접어서 가면 된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1시간 남짓한 이날 회의에서 종로구민에게 돌아갈 혜택을 논한 시간은 절반이 채 안 됐다.

이에 대해 종로구청 측은 "신청사 높이는 서울시 정책이 바뀌기 전에 이미 구청 내부에서 결정하고 추진해온 사항"이라며 "여전히 70m로 지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서울시 심의결과에 반해 사업을 진행하진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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