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광그룹 창업주 고(故) 이임용 회장의 상속 재산을 둘러싸고 벌어진 소송에서 셋째 아들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54)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영학)는 25일 이임용 회장의 둘째 딸 이재훈씨(60)가 동생인 이 전 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인도청구 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내렸다. 각하는 법적으로 소송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법원이 본안에 대한 판단 없이 소송을 끝내는 조치다.
앞서 이재훈씨는 "태광그룹 비자금 수사 과정에서 추가 상속재산이 드러났다"며 이 전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재훈씨는 이 전 회장이 80억여원과 태광산업 보통주 1만7153주, 대한화섬 보통주 4882주 등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재훈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상속회복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에서다. 현행법상 상속받을 권리를 침해받은 사람은 상속회복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침해를 알게 된 시점에서 3년 또는 침해 행위가 발생한 때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상속회복청구권이 사라진다.
재판부는 "이재훈씨가 달라고 주장하는 주식은 이 전 회장이 태광산업 대표로 취임할 무렵인 1996년쯤부터 점유를 시작해 실질적 주주로서의 권리를 단독으로 계속 행사해 왔다"며 "그런데 소송 제기는 10년이 경과한 2012년 12월에서야 제기됐다는 것이 기록상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주식 외의 80억여원에 대해서는 이재훈씨의 주장을 받아들일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했다.
이와 별개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김정운)는 이날 이 전 회장의 이복형으로 알려진 이모씨가 이 전 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인도청구 소송에서도 각하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또 이 전 회장의 조카 이원준씨(38) 등 4명이 이 전 회장을 상대로 낸 같은 취지의 소송 역시 각하했다.
이 두 소송 역시 상속회복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각하 판결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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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전 회장은 2011년 1400억원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4년6월을 선고받았다. 간암을 앓았던 그는 2012년 6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