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아동 2.8만건, 99% 금방 찾지만…"관심 필수"

실종아동 2.8만건, 99% 금방 찾지만…"관심 필수"

진달래 기자
2017.03.09 05:00

[인터뷰]김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 소장 "기관 협력강화 절실"

6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 사무실에서 김진 소장이 올해 자신의 바람을 설명했다./사진=진달래 기자
6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 사무실에서 김진 소장이 올해 자신의 바람을 설명했다./사진=진달래 기자

구성원 300여명 대부분이 사회복지사인 아동복지기관에 들어간 영문학도. 아동 복지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글 쓰는 일을 좋아하니까 소식지를 만드는 홍보업무를 잘 할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에 우연히 발을 들였다. 그리고 22년이 지났다. 이제는 일반 아동복지는 물론 실종아동을 찾고 사건을 예방하는 일이 ‘내 일’이라고 믿는다.

3월 새 학기를 맞아 실종아동 예방활동으로 바쁜 김진(45)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실종 아동 전문기관 소장의 얘기다. 김 소장이 입사한 1996년에는 사회복지 전공자가 아닌 사람을 재단에서 찾기 힘들었다.

“당시 인기 있던 광고회사에 들어가서 3~4개월쯤 일했는데 ‘이건 내 일이 아니다’ 싶었어요. 그때 학교에서 어린이재단 구인 공고를 봤어요. 홍보업무 담당자로 어문학 전공자를 뽑는다길래 지원했죠.”

우연이 삶을 바꿨다. 어린이재단 홍보업무를 8년간 맡은 후에는 국제협력과 해외사업 등을 담당했다. 김 소장은 홍보업무를 맡던 시절 ‘여기서 정년퇴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그 길로 사회복지전공 석사학위를 땄다.

실종아동전문기관 소장으로 만 2년간 일한 지금은 실종아동 분야를 더 알리는 데 주력 중이다. 실종아동 가족들과 만남이 반복될수록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실종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어요. 하지만 저도 이 일을 맡기 전에는 초등학생인 제 아이가 실종될 가능성을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다들 비슷할 겁니다.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 싶어요.”

직원 10명이 일하는 실종아동전문기관은 2005년 제정된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설립됐다. 경찰의 ‘182’ 아동 실종 신고 시스템과 연계해 신고가 들어오면 아동 찾기 매뉴얼을 안내하는 등 실종아동 가족을 지원하는 일을 한다.

“실종아동의 부모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어요. 경찰이나 저희 기관에 화도 많이 내세요. 그 속상함이 이해가 가요. 가끔 그분들이 ‘여기가 있어서 그래도 내가 산다’고 말할 때 보람이 있죠.”

최근 시스템이 개선되면서 신고된 실종아동(지난해 접수 건수 2만8000건)의 99%는 하루 이틀 사이에 찾는다. 남은 아이들도 1년 안에는 대개 찾지만 연간 20~50명은 그 이후로도 찾지 못한다.

김 소장은 가장 중요한 경찰청, 사회복지기관, 병원 등 유관 기관과 협력이 아직 미흡하다고 말했다. 우선 지방 사무소가 없다. 지역 기관과 협력도 부족하다. 지방에 사는 실종아동 가족에게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해도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다른 아동복지 영역처럼 실종아동 분야도 현장에서 필요한 것을 중심으로 기관을 세우거나 역할을 나눠 왔어요. 장애인 아동이 실종되면 경찰, 지자체, 장애인복지기관 등과 함께 대처해야 하는데 쉽지 않아요. 유기적으로 연결이 잘 안되기 때문이에요.”

김 소장은 앞으로도 각 기관들과 협력관계를 다지기 위해 발로 뛸 생각이다. 고민 끝에 공부도 시작했다. 정부와 사회복지기관뿐 아니라 시민사회 등 NGO(비정부기구)와도 연결돼야 한다고 깨닫고 NGO학과에 진학했다.

“실종아동 일을 하다 보니 시민사회 활동 등에도 관심이 갔어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부와 사회복지기관만으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주 개강했습니다. 올해는 열심히 배우면서 일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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